21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주한미국대사관이 그룹 방탄소년단의 미국 투어 지원과 독립기념일 행사 참석 등을 이유로 방 의장의 출국금지를 풀어달라며 경찰청에 서한을 보낸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인신상의 구속 여부는 형사소송법상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을 때 가능하다. 실무적으로는 사안이 중대하고 소명됐는지도 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고려된다. 하지만 이 사건은 2019년에 발생한 일이다. 7년 전 사건인데다가 수사가 길어지면서 필요한 증거들은 수사기관이 모두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지난해 6월과 7월 한국거래소와 하이브 용산 사옥을 압수 수색했다. 수사기관과 변호인단이 증거를 놓고 다른 법적 해석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본지에 "현 상황에서 증거인멸을 이유로 삼았다면, 오히려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도주 우려를 근거 삼기도 어려워 보인다. 방 의장은 지난해 수사 착수 이후 그해 9월부터 11월까지 경찰 소환 조사에 다섯 차례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주한미국대사관측의 출국금지 해제 요청도 출국의 목적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 참석, 방탄소년단 현지 투어 지원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위함이었다. 방의장 입장서 도주할 목적이었다면, 애당초 귀국을 할 이유가 없었다.
방시혁 의장이란 상징적 인물을 구속했다는 자체도 수사 담당자들에게는 성과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사들은 대기업 총수를 잡아 넣었다는 게 훈장처럼 여겨졌는데, 경찰이 수사권을 가져가면서 수사 성과 경쟁을 벌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 의장이 잘못한 부분은 검찰과 법원을 거쳐 밝혀내고 엄중 처벌하면 될 문제다. 우선 잡아 넣고 보자는 식의 수사 방식은 과거에 검찰이 보여줬던 거친 기업수사만 연상케 한다. 차분한 법리 입증에 집중하며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K컬쳐의 글로벌 확산이라는 국가적 이익에도 부합한다.
고윤상 기자 ky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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