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업계에선 "경찰 측의 대처가 다소 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로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서울경찰청 홈페이지 캡처, 하이브 제공
경찰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업계에선 "경찰 측의 대처가 다소 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경찰청 로고, 방시혁 하이브 의장/사진=서울경찰청 홈페이지 캡처, 하이브 제공
경찰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구속영장이 과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법조계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 구속 영장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로 판단해야 하는데 현 시점에서 이를 근거로 삼기 어렵단 이유에서다. 사안의 소명 여부 자체도 다툼의 여지가 남아있어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고됐다.

21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주한미국대사관이 그룹 방탄소년단의 미국 투어 지원과 독립기념일 행사 참석 등을 이유로 방 의장의 출국금지를 풀어달라며 경찰청에 서한을 보낸 지 하루 만의 일이다.
방시혁/ 사진=텐아시아 DB
방시혁/ 사진=텐아시아 DB
법조계는 이번 구속영장 신청을 주한미국대사관의 방 의장 출국 허용 요청에 대한 경찰 측의 실질적인 거부 의사 표시로 해석했다. 하이브 측도 구속영장 신청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방 의장 측 변호인은 21일 입장문을 내고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하여 최선을 다해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인신상의 구속 여부는 형사소송법상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을 때 가능하다. 실무적으로는 사안이 중대하고 소명됐는지도 영장 실질심사 과정에서 고려된다. 하지만 이 사건은 2019년에 발생한 일이다. 7년 전 사건인데다가 수사가 길어지면서 필요한 증거들은 수사기관이 모두 확보한 상태다. 경찰은 지난해 6월과 7월 한국거래소와 하이브 용산 사옥을 압수 수색했다. 수사기관과 변호인단이 증거를 놓고 다른 법적 해석을 하고 있을 뿐이다.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본지에 "현 상황에서 증거인멸을 이유로 삼았다면, 오히려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얘기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도주 우려를 근거 삼기도 어려워 보인다. 방 의장은 지난해 수사 착수 이후 그해 9월부터 11월까지 경찰 소환 조사에 다섯 차례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주한미국대사관측의 출국금지 해제 요청도 출국의 목적이 미국 독립기념일 행사 참석, 방탄소년단 현지 투어 지원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기 위함이었다. 방의장 입장서 도주할 목적이었다면, 애당초 귀국을 할 이유가 없었다.
방시혁, 구속까지 필요한가…보여주기식 수사보다 법리 입증에 집중할 때
주한미대사관의 출국금지 해제 요청에 응답하듯 나온 갑작스런 구속영장 신청은 수사기관의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불구속 기소 의견 송치보다 구속영장 시도를 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크다. 수사 자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끌어올리는 효과 덕이다. 유리한 여론 조성을 위해 수사기관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다.

방시혁 의장이란 상징적 인물을 구속했다는 자체도 수사 담당자들에게는 성과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검사들은 대기업 총수를 잡아 넣었다는 게 훈장처럼 여겨졌는데, 경찰이 수사권을 가져가면서 수사 성과 경쟁을 벌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 의장이 잘못한 부분은 검찰과 법원을 거쳐 밝혀내고 엄중 처벌하면 될 문제다. 우선 잡아 넣고 보자는 식의 수사 방식은 과거에 검찰이 보여줬던 거친 기업수사만 연상케 한다. 차분한 법리 입증에 집중하며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K컬쳐의 글로벌 확산이라는 국가적 이익에도 부합한다.

고윤상 기자 ky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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