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첫 방송 된 JTBC 새 주말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모자무싸')에서 구교환은 20년째 영화감독 데뷔를 꿈꾸는 '황동만' 역을 맡아 등장하는 순간부터 열연으로 작품을 가득 채웠다.
'모자무싸' 1, 2회에서는 잘나가는 지인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만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동만은 문예 창작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면서도 '날씨를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시나리오를 집필하며 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항상 상대의 심기를 건드리는 성격 탓에 주변에서는 그를 못마땅해하는 시선이 많았고, 20년째 제자리걸음 중인 한심한 인간이라는 평가까지 더해져 늘 이방인 취급을 당했다.
결국 이를 대표하듯 최대표(최원영)는 동만에게 그가 버텨온 시간을 부정하고 "20년 했잖아. 근데 왜 안되는 거 같아?"라고 몰아붙이며, 보다 현실적이고 건설적인 삶을 살 것을 충고했다. 그런데도 동만은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에 오히려 좌절이 아닌 "내 인생이 왜 네 맘에 들어야 하는데요?"라고 응수하며 본인의 삶을 향한 확고한 태도를 취했다.
이처럼 구교환은 밉상 같다가도 유쾌하고, 순수하다가도 한없이 짠한 '황동만'의 복합적인 감정을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겉으로는 허세와 농담으로 자신을 포장하지만, 그 이면에 자리한 '허기'와 불안을 입체적으로 풀어내 캐릭터의 시시각각 변주하는 내면을 표현, 마치 실제 어딘가에 존재하는 인물처럼 느껴지게 만들어 몰입도를 높이며 극의 중심축 역할을 단단히 했다.
특히 경세(오정세)의 시사회 뒤풀이 이후, 홀로 버스에 올라 공허함과 울음을 감추기 위해 애써 웃음을 지으며 노력하면서도 "잘나서 나를 증명할 수 없을 때는, 망가져 나를 증명한다"라고 절규하는 장면과 최 대표의 충고를 들은 뒤 '감정 워치'에 뜬 '허기'를 채우기 위해 집으로 돌아와 무작정 폭식하는 장면은 대사 없이도 동만의 결핍을 고스란히 전했다.
구교환 특유의 리듬감 있는 대사 톤으로 툭 던지듯 내뱉는 진심에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불안'이라는 감정이 담겨 있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여기에 서로의 가치를 빛내줄 은아와의 초록 불 관계까지 예고되며, 앞으로 구교환이 그려낼 '황동만'의 서사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했다.
구교환이 출연하는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는 매주 토요일은 밤 10시 40분, 일요일은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끝>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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