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1475만 관객 돌파, 역대 3위 등극
과거보다 2배 늘어난 스크린 수·상영 횟수
SNS 입소문과 포모 현상 나타나기도
과거보다 2배 늘어난 스크린 수·상영 횟수
SNS 입소문과 포모 현상 나타나기도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비평합니다.
역대 1위 '명량'과 역대 3위에 등극한 '왕과 사는 남자'의 수치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2014년 개봉해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명량'은 1587개의 스크린에서 18만 회 상영되며 1761만 명을 모았다. 반면 2026년의 '왕과 사는 남자'는 2262개의 스크린에서 35만 회 상영됐으며, 1475만(3월 22일 기준) 명을 모았다. 이는 하나의 상영관 당 동원하는 관객 수가 줄어든 대신, 상영 물량 공세로 흥행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천만 영화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수익이 나는 하나의 영화에 스크린을 더 많이, 더 오래 내어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천만 영화 탄생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되기도 하지만, 중소 규모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여러 작품의 영화가 동반 성장, 동반 흥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에 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것. 승자독식 구조는 천만 영화 탄생 이면의 영화 생태계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이는 광고, TV, 사전 시사회 등의 사전 입소문 전략만큼, 사후 입소문이 관객 동원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틱톡, 릴스와 같은 숏폼, SNS를 통한 챌린지 문화, 리뷰 등 2차 생성 콘텐츠는 작품 소비 자체를 '유행화' 시키고 있다. '지금 이 영화를 보지 않으면 대화에 낄 수 없다'는 심리적 압박, 즉 '포모(FOMO) 증후군'을 자극하며 관객들을 극장으로 밀어넣는 것이다.
하지만 독식 구조는 결국 다양성을 결여시켰고, 대중들을 금세 질리게 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모두가 안달났던 두쫀쿠는 이제 악성 재고가 돼버렸다.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등극 과정에서도 독식 구조가 있었다. 영화계도 다양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흥행은 반짝으로 끝나 버리고 두쫀쿠와 같이 한순간 시들해질 수 있다.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영화 등극이 영화계 회복의 호재가 아닌 악재일 수 있는 이유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왕과 사는 남자'의 천만 영화 등극 과정은 희귀하고 이례적이었다"며 "어려운 영화계 상황 속 천만 영화가 나왔다는 건 흐뭇하고 좋은 일이지만 앞으로 이같은 일이 지속되는 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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