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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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품이 도전이었고 늘 치열하게 임했어요. 그런데 '작품을 잘 고르는 거겠지'라는 말이 항상 나오더라고요. 이번 '비틀쥬스'를 통해 김준수가 이런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

김준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뮤지컬 '비틀쥬스'(연출 맷 디카를로, 심설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틀쥬스'는 1988년 팀 버튼 감독의 영화 '유령수업'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김준수는 100억 년간 이승과 저승 사이에 갇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애쓰는 유령 비틀쥬스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김준수에게 '비틀쥬스'는 뮤지컬 데뷔 16년 만의 첫 블랙코미디 장르다. 그는 "주변에서 '호평받는 작품만 계속 택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성격이 그렇지 않다"며 "안주하면 삶에서 재미를 못 느낀다"고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또한 그는 그간의 오해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맞지 않는 캐릭터도 일단 시도하면서 지금의 제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작품이 끝날 때마다 '스펙트럼이 넓어서가 아니라 본인이 잘할 걸 고르는 거다'라는 뒷말이 나왔다. 그게 늘 속상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만큼은 '김준수가 이런 장르도 할 수 있네?'라는 반응을 듣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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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쥬스'는 빠른 템포의 넘버와 랩에 가까운 대사들로 이뤄진 작품이다. 김준수는 대사 하나하나를 자신에게 들리는 방식으로 익히며 캐릭터와 밀착했다. 그는 "말이 워낙 빠르기 때문에 최대한 또렷하게 들리도록 신경 쓰고 있다"며 "독백은 연습 단계에서 스스로도 설명을 듣는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풀어가며 다졌다"고 설명했다.

"대사량이 많고 템포가 빨라서 '내가 왜 한다고 했지?'라는 생각을 열 번은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겨내보자, 이후엔 좋아질 거야'라고 스스로 되새기며 버텼죠. 결과적으로 용기 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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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서 김준수는 비틀쥬스로 존재하면서도 관객들과 애드리브로 소통한다. 자칫 캐릭터의 결을 해칠 수 있는 위험도 있지만, 그는 "무대 위에서 관객 반응에 바로 리액션하는 캐릭터는 아직 없는 것 같다"며 "극의 흐름을 깰 수 있는 애드리브도 비틀쥬스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캐릭터가 천진난만하다 보니 유머를 자유롭게 허용할 수 있고, 관객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특수효과 역시 이 작품의 특징이다. 김준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종종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비틀쥬스 캐릭터가 기본적으로 '뭐 어때?'라는 기세가 있어서 돌발 상황도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가 나와도 오히려 관객에게 장난스럽게 맞받아치며 더 큰 웃음을 만들기도 한다"며 "요즘은 실수 없이 끝나면 오히려 아쉬울 정도"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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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개막한 '비틀쥬스'는 김준수와 곧 작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초반엔 애드리브가 삼천포로 빠지면 어떻게 돌아와야 할지 걱정됐는데, 지금은 여유가 생겼다"며 "관객 반응에 따라 즉흥적으로 리액션을 던지는 일이 많아졌고, 무대와 객석 사이에서 시너지가 훨씬 잘 난다"고 말했다.

"예전엔 노래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면, 지금은 관객분들이 웃어주는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슬픈 장면에서 훌쩍이는 모습도 좋았지만, '비틀쥬스'에서는 웃는 얼굴들을 보며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김준수가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바라는 건 단 하나다. "호탕하게 웃고 가볍게 돌아가시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끔 반차를 쓰고 오셨다는 분들도 계신다. 그런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더 감사하다"며 "그런 분들을 한바탕 웃게 해드릴 수 있다면 배우로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내가 이 작품까지 해낸다면 어떤 역할도 두렵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었고, 제 방식대로 비틀쥬스를 만들어냈어요. 새로운 장르와 틀을 깨는 캐릭터를 만난 만큼 이번 작품이 제게 큰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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