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어썸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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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현 누나라는 멋진 배우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게 큰 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나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지현 누나가 선배긴 하지만 마냥 기대기보다는, 같은 주인공으로서 작품을 함께 이끌어가고 싶었습니다. 어떤 순간엔 제가 누나에게 든든한 존재가 되길 바랐죠. 극 중에서 열이가 은조에게 힘이 되어주는 인물인 것처럼, 남지현에게 문상민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촬영했습니다."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은애하는 도적님아' 남자 주인공 문상민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2000년생 문상민은 2019년 말 웹드라마 '크리스마스가 싫은 네 가지 이유'로 배우 데뷔했으며, 2022년 '슈룹'에서 김혜수의 아들 성남대군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웨딩 임파서블', '새벽 2시의 신데렐라'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각각 전종서(1994), 신현빈(1986)과 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올해는 5살 연상의 남지현과 핑크빛 케미를 그렸다. 191cm '문짝남' 피지컬과 청초한 비주얼로 사랑받는 그는 최근 여러 작품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는 추세다.

지난달 3일 첫 방송한 KBS2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어쩌다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과 그녀를 쫓던 조선의 대군, 두 남녀의 영혼이 바뀌며 서로를 구원하고 결국 백성을 지켜내는 과정을 그린 위험하고도 위대한 로맨스다. 문상민은 극 중 도월대군 이열 역을 맡아 의녀 홍은조 역의 남지현과 사극 로맨스를 선보이며 호평을 얻었다. 지난해 연말까지 1%대 시청률에 머물던 KBS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작품으로, 최고 시청률 7.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어썸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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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로 자리매김한 문상민과 올해로 데뷔 23년 차를 맞은 아역 배우 출신 남지현의 호흡은 어땠을까. 문상민은 "현장에서 스태프분들, 배우분들, 아역 배우들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누나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특히 첫 리딩이 잊히지 않는다. 내 말투와 습관, 표정을 정말 많이 연구해 오셨더라. 나처럼 대사하시는데 너무 놀라웠다"고 극찬했다. 이 작품은 두 사람의 영혼 체인지 전개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에게는 분명한 특이점이 있었다. 질문을 던지면 "좋았다", "아쉬웠다"와 같은 정형화된 답 대신 "생각을 해봤는데"라며 경험담을 들려줬다. 평소 연기와 작품에 관해 얼마나 깊이 고민해왔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직접 겪은 경험에서 비롯된 진솔하고 입체적인 생각을 전하며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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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제껏 재벌이라든지 연하남 같은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어요. 유들유들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로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스스로는 조금 더 수더분한 모습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게 캐주얼하고, 약간 거친 모멘트들이 있는데 아직 그런 모습을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그런 결의 모습으로도 찾아뵙고 싶습니다."

문상민은 유독 이 작품에 관한 애정이 커 보였다. 차주 '파반느' 인터뷰 일정이 예정돼 있음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 '은애하는 도적님아' 인터뷰를 열어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열이라는 인물뿐 아니라, 함께 호흡한 홍은조 캐릭터에 관해서도 깊이 고민한 흔적을 내비쳤다. 문상민은 "홍은조가 굉장히 강단 있고, 곱고 강인한 의적이지만 그래도 결국은 소녀라고 생각한다. 한없이 마음이 여릴 수밖에 없고 상처도 많은 인물이라고 느꼈다. 은조에게 보탬이 되고 든든한 존재가 돼주는 게 열이라고 여겼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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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은조를 연기하면서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지현 누나의 표정이나 손짓 하나하나를 유심히 봤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은조를 연기하는 장면에서 텐션이 자연스럽게 높아져 있는 걸 느꼈다"며 "누나와 대화를 많이 나눴다. '내가 지금 이런 동작을 할 것 같은데, 혹은 대사를 이렇게 할 것 같은데 은조로서는 어떻게 느껴질까' 하고 서로 접점을 찾아갔던 기억이 인상 깊다"고 미소 지었다.

"이 작품을 하면서 좋았던 점은, 열뿐만 아니라 은조의 마음을 함께 생각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는 거예요. 그 경험이 정말 소중했어요. 우리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은조의 서사였거든요. 1, 2부에서 은조가 어쩔 수 없이 시집을 가야 하는 상황과 그 배경이 저는 굉장히 깊게 와닿았습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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