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크릿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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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투입됐지만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장르를 즐기고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깨달아서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배우 홍종현은 2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채널A 드라마 '아기가 생겼어요'(극본 소해원 연출 김진성) 종영 인터뷰에 나섰다. '아기가 생겼어요'는 이번 생에 결혼은 없다고 믿던 강두준(최진혁 분)과 장희원(오연서 분)이 하룻밤의 일탈로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역주행 로맨틱 코미디다. 이 작품에서 홍종현은 극 중 태한주류 영업팀 대리 차민욱 역을 맡았다. 민욱은 희원의 15년지기 '남사친'으로 희원을 향한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인물.

해당 역에는 당초 배우 윤지온이 캐스팅된 바 있다. 그러나 윤지온이 지난해 9월 음주운전과 동시에 오토바이 절도로 적발되면서 작품에서 중도 하차했다. 촬영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 제작진은 급하게 대체 배우를 찾기에 나섰고, 그 인물로 홍종현이 낙점됐다.

홍종현은 이미 짜여 있는 팀에 잘 녹아들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이내 힘을 얻었다. 그는 "현장에 갔더니 스태들끼리는 호흡이 잘 맞춰져 있었다"면서 "저와 감독님, 스태프 분들 모두 같은 마음이더라. 그래서 오히려 서로 진한 격려를 주고받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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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은 뒤늦게 합류하게 된 만큼 작품과 캐릭터에 녹아들 시간이 부족했다. 홍종현은 "1화부터 뒷부분까지 몰아서 찍다 보니 한 달 정도는 정신이 없었다"며 "스스로 판단하기에도 적응이 더 필요하고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아쉬워했다.

초반과 달리 홍종현은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여기에는 주연 배우 오연서, 김다솜, 최진혁의 도움이 컸다고. 홍종현은 2024년 드라마 '플레이어'에 카메오로 출연하면서 오연서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다솜과도 과거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그는 "그 잠깐 만났었다고 '기댈 구석 하나는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웃었다.

최진혁과는 첫 호흡이었다. 홍종현은 "평소 방송에서 비던 형의 이미지가 있어서 살짝 까탈스러울 줄 알았는데 정말 동네 형처럼 편했다"며 "처음 만났을 때 형이 '쉽지 않았을 텐데 결정해 줘서 고맙다'라는 얘기도 해주셔서 긴장이 더 빨리 풀렸다"고 했다. 또 "형이 주도해서 스태프분들, 다른 배우들과 밥 먹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자리들을 자주 만들어 주셔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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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은 이 작품에 끌린 이유로 민욱의 남자다움을 꼽았다. 그는 "희원이가 두준의 아기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민욱은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처음에는 '이게 말이 돼?' 싶었는데, 그 부분이 제일 흥미로운 지점이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홍종현은 "민욱이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여사친의 임신까지 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고 첨언했다.

민욱이라는 캐릭터에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을 때 홍종현은 대본에서 답을 찾았다. 그는 "민욱이의 대사 중 '돌이켜 보면 사실 나는 너를 좋아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었던 것 같아'라는 말이 있다"며 "그 대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고, 희원이 익숙한 존재였기에 민욱이가 자신의 마음을 빨리 깨닫지 못한 것이라는 답이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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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현은 전작 '친애하는 X'에서 어두운 아우라를 뿜어내는 빌런으로 열연했다. 그는 "비슷한 결의 캐릭터를 한 번 더 했어도 재밌게 했을 것 같다"면서도 "내심 조금은 다른 결의 작품과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품고 있었는데, 다행히 다른 결의 '아기가 생겼어요'와 또 민욱이라는 캐릭터를 만나게 돼서 기쁘기도 했다"고 답했다.

홍종현은 대체 투입된 이번 작품에서 오히려 자신의 새로운 면을 마주하게 됐다. 그는 "20대에 해왔던 캐릭터들을 보면 강렬한 결의 인물들을 주로 맡았었는데, 제가 생각보다 '아기가 생겼어요' 같은 장르를 찍을 때 즐기면서 촬영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작품에 코미디적인 요소들이 일부 들어가 있다보니 웃으면서 촬영했는데, 현장 분위기가 밝으면 작품도 좋게 나온다는 것도 알게 됐다"며 또 한번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해도 좋겠다며 웃었다.

"'홍종현이라는 배우가 저렇게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구나'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작품을 계기로 로맨스 연기에도 욕심이 생겨서 향후에는 멜로 장르로도 시청자 분들과 만나고 싶네요."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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