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 (감독 장항준)의 배우 유해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왕과 사는 남자'는 계유정난 후 폐위 당해 영월로 유배온 단종과 유배지 마을 촌장의 이야기. 조선 6대 왕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유해진은 마을의 풍족한 생활을 꿈꾸는 촌장이자 보수주인(유배지 관리자이자 감시자) 엄흥도 역을 맡았다.
유해진은 작품을 둘러싼 '역사 왜곡' 우려에 대해서도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생각을 전했다. 유해진은 "이 작품은 단순히 나약하게 죽음을 맞이한 인물을 그린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한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그 가문에서는 얼마나 존경받는 존재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말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초중반부터 끝까지 무겁게만 갈 수는 없다"며 "재미있게 가야 관객도 끝까지 따라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장항준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해진은 "저는 작업할 때 일방적인 걸 싫어한다. 감독과 교류하면서 같이 얘기하고 만들어가는 걸 좋아한다"며 "그런 점에서 장항준 감독과의 작업은 어려운 부분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친분도 작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인 친구이기도 하다 보니 '이 정도 얘기하면 감독님한테 좀 그런가?' 하는 필터가 덜하다"며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던진 말에서 오히려 더 좋은 게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태프들과의 관계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굉장히 편한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작가가 따로 계시긴 하지만, 제가 얘기한 걸 토대로 감독이 직접 다 수정하더라"며 "제작자나 PD 의견이 들어오면 따로 방을 잡아서 또 같이 쓰고, '어때? 죽이지 않아?' 이런 식으로 아주 가볍게 묻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막상 결과물을 보면 제가 말했던 것 이상으로 더 좋아져 있더라. 생각의 결이 남다른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누구나 다 살아남으려고 노력하지 않나"라며 "굳이 이유를 찾자면 감독이나 제작진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업에서 서로 도움이 되려고 했던 점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 아이디어를 내고, 어떻게든 더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하고, 필요한 걸 요청하려는 태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월 4일 개봉한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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