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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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한 해를 가장 바쁘게 보낸 배우 중 한 명을 꼽으라면, 바로 추영우다. 올해 드라마 '옥씨부인전', '중증외상센터', '광장', '견우와 선녀'에 이어 영화 데뷔도 했기 때문이다. 그가 나온 영화는 청춘 멜로물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다. 추영우가 영화로도 '대세 굳히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세이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으로 자고 나면 하루의 기억을 잃는 서윤(신시아 분)과 매일 그녀의 기억을 채워주는 재원(추영우 분)의 청춘 멜로다. 전 세계 130만부 이상 판매된 이치조 미사키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추영우는 지루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고생 재원 역을 맡았다.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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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영우는 "떨리고 설렌다. 스크린 데뷔가 로망이었다"고 했다. 이어 "따로 예매해서 몰래 극장에 가서 관객들 반응을 보고 싶다. 끝나고 나오면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호평이든 혹평이든 사람들이 하는 얘기도 들어보고 싶다. 조만간 몰래 가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극 중 재원은 여느 남고생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사실 심장병을 앓고 있다. 때문에 적당한 '병약미'가 필요하지만 영화 속 추영우는 건강미가 넘친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의아한 대목. 추영우는 "살을 빼긴 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체격이 있어서 어떻게 안 되더라. 13kg 정도 감량했는데 티가 안 났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다음에는 아프거나 말라야 하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미리 20kg 정도는 빼야겠다 싶었다. 시행착오를 겪었다. 운동을 아예 안 하고 가만히 누워서 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손에 핏줄이나 팔뚝 근육, 구릿빛 피부에서도 소년미보다는 남성미가 느껴졌다. 여심을 저격할 수 있는 모습이지만, 캐릭터 설정 측면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추영우는 "핏줄이 집안 내력이다. 혈관 크기는 유전"이라며 "한여름에 야외에서 계속 찍다 보니 선크림을 발라도 피부가 타서 점점 구릿빛으로 변했다. 그래서 더 건강해 보이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배우 추영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추영우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극 중 두 청춘의 데이트신은 보는 이들을 기분 좋게 한다. 데이트 장면 중 공들였던 신으로 추영우는 키스신을 꼽았다. 그는 "크루즈 위에서 거의 밤새 찍었다. 대여섯 테이크 정도, 아니 열 번 정도 찍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추영우는 자기 학창 시절 모습과 경험도 이 캐릭터에 담았다고 했다. 그는 "중간중간 친구들과 대화할 때 좀 어른스러운 말투가 나왔다. 재원은 어리숙하고도 순수하고 감정 표현도 완벽하지 않은 고등학생이다. 거기에 맞는 더 예쁜 표정과 표현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연기하려고 했고, 그런 부분에서 내 경험을 떠올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커가면서 좀 많이 변한 편인데, 영화를 본 내 어릴 적 친구들이 내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좋았다고 했다. 바보 같고 멋진 척 안 한다고"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영화 속 청춘남녀의 풋풋한 첫사랑은 관객을 설레게 한다. 추영우의 첫사랑은 어땠을까. 추영우는 쑥스러워하면서 "첫사랑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시험을 봐야 입학할 수 있었다. 시험 보고 강당으로 가서 다 모였다. 교복을 차려입고 전교생이 앉아있는데, 400명 중 반 배정 시험 1등 한 친구가 호명돼서 교장 선생님 앞으로 가더라. 단상에 올라가는 모습이 슬로우모션처럼 펼쳐졌다. 멋있었다. 그런데 같은 반이 됐다"라고 기억했다. 이어 "공부를 정말 잘하는 친구였다. 성적별로 나눠서 수업을 듣는데, 같이 수업을 들을 수 없으니까 그 친구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했다. 성적 격차를 줄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짝사랑으로 끝난 건 아니고 사귀었다"고. 하지만 "저는 연기하기 위해 상경했고, 그 친구는 지금 어떻게 사는지 모르겠다. 명문대에 갔다는 소식만 스무 살 때 들었다"고 추억했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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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데뷔한 추영우는 올해 드라마 '옥씨부인전', '중증외상센터', '광장', 견우와 선녀'에 이번 영화 '오세이사'까지 여러 작품을 통해 급성장했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훤칠한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대중들에게 눈도장도 찍으며 1년 사이 '대세 배우'로 거듭났다. 추영우는 "열심히 한 것 같아서 후회 없다. 꽉 찬 1년을 보냈다. 배우로서의 추영우도 있지만 사람 추영우도 좋은 쪽으로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내 루틴이나 성격, 가치관 등 지금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1년을 잘 보낸 것 같다"고 했다.

1년 전과 달라진 점에 대해서는 "전에는 걱정과 스트레스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편안해졌다"고 밝혔다. 이어 "쓸데없는 것들을 덜어내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챙기려고 한다"며 "얼마 전 술과 커피를 아예 끊었다. 커피는 원래 하루 4~5잔씩 마셨는데, 이제는 가끔 디카페인만 마신다. 술은 아예 끊었다. 3달 정도 안 마셨고, 앞으로도 안 마실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스케줄 때문에 잠잘 시간이 부족한데 이 두 개까지 곁들이면 큰일 날 거 같아서다. 건강을 위해서"라고 했다. 다만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 밖에 안 나가고 사람을 안 만난다. 집에서 메이플스토리(게임)하고 있다. 요즘 이벤트 기간"이라고 말해 듣는 사람을 웃게 했다.

추영우는 현재 안판석 감독의 신작 드라마 '연애박사'를 김소현과 촬영하고 있다. '롱 베이케이션'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 '연애박사' 촬영에 대해서는 "소현이는 동갑이지만 대선배님이라 많이 의지하고 있다"며 "정통 로맨스는 또 처음인 것 같다. 캐릭터 나이대가 30대 중반이다. '으른의 사랑'을 보여줄 것 같다"고 예고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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