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신발이며 자동차며 집이며, 몸만 오라는 연상녀의 화끈한 구애.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 속 강말금의 모습이다. 박서준에게 극 중 10년 넘게 호감을 표한 그녀는 현실적이고도 사랑스러운 인물로서 드라마의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강말금은 '경도를 기다리며'에 동운일보 연예부장 진한경 역으로 출연한다. 진한경은 신입 시절부터 이경도(박서준 분)를 지켜봐 온 직장 상사. 차가운 도시 여자를 꿈꾸지만, 자꾸만 인간적인 매력이 새어 나오는 캐릭터다.
재력을 자랑하는 한경의 구애 방식이 얄미울 수도 있을 것. 하지만 진경이 밉살스럽지 않고 사랑스러운 이유는 플러팅 멘트 안에 경도를 향한 진심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강말금은 따뜻한 선배이자 경도를 짝사랑하는 연상녀의 모습으로 드라마에 따스함과 활력을 더해주고 있다.
강말금과 박서준은 극 중에선 1살 차이지만 실제로는 9살 차이. 강말금은 나이 차이가 무색하게 박서준과 유쾌한 티키타카로 자연스러운 선후배 케미를 만들어간다.
올해 초에는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여관 주인 금자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짧지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가출한 남녀 주인공에게 인심을 베푸는 듯 보였지만 본모습을 들킨 이후에는 차가운 모습으로 '세상의 무서움'을 알려주는 캐릭터로 활약했다. 지난 4월 개봉한 영화 '로비'에서는 장관 역할을 맡아 부패한 정치인의 이면을 블랙 코미디적으로 풀어냈다. 맛깔나는 욕설 연기도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순탄하지 않았지만 버티고 버틴 끝에 연기자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던 강말금. 뒤늦게 빛을 발하고 있는 아름다운 배우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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