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양은 지난달 9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뮤지컬 '렌트'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렌트'는 1996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막을 올린 뮤지컬이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이다.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예술가들의 치열한 삶을 그렸다.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 시대의 금기를 마주한 청춘들의 목소리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은 2000년 7월 초연을 시작으로 올해 10번째 공연이다. 유태양은 해당 작품에서 남자 주인공인 로저 역으로 새롭게 캐스팅됐다.
유태양은 공연 전부터 뜻밖의 난관을 만났다. 연출가 앤디 세뇨르 주니어가 모든 출연 배우들에게 속얘기를 말하도록 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태양은 "'너 어디서 어떻게 살아왔어', '너 무슨 생각하고 있어' 이런 질문들로 저희가 각자를 찾아가는 과정을 겪었다. 커리큘럼 중에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시간에는 30여 명의 모든 출연진들이 원으로 둘러 앉아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꺼냈다고. 유태양은 "사실 제 얘기를 하기가 너무 무섭고 내 과거를 어디서 얘기해 본 적도 없어서 두려운 마음에 마지막까지 버텼다. 내가 가장 마지막에 말했다. 2시간 넘게 소요됐다. 피아노로 배경음악까지 깔아졌다"고 당시를 생생하게 회상했다.
유태양에게 낯간지러웠던 이 시간은 결국 스스로에게 도움이 됐다. 그는 "(내 얘기를 꺼내는 게) 힘들었지만 오히려 모든 배우들이 한겹 벗고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내 얘기를 한 이후 서로 유대감이 생겼다"고 헸다. 그러면서 "(속내를 털어놓는 시간이 끝난 후) 여러 배우들이 저에게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 너한테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말하더라"라고 첨언했다.
그도 그럴것이 유태양은 유명 소속사에서 데뷔한 보이그룹 멤버이기 때문. 그의 무대 위 화려함에 우리는 익숙하다. 유태양은 "배우분들이 저를 보고 '처음 봤을 때 탄탄대로 살아왔을 것 같고 다 좋아보였다'고 했다. 그런데 전혀 아니다"며 "이런 속마음을 얘기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동료들이 무대를 앞두고 저를 더욱 많이 응원해주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여러 배우들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과정은 유태양에게 새로운 깨달음이 되기도 했다. 그는 "'어쩌면 나도 있는 그대로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은 저 스스로에게 부족함만 많이 보였었는데 지금은 '나 잘하고 있는 게 아닐까', '나를 조금 더 믿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서서히 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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