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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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세상 속 희망의 메시지가 피어난다. 이 메시지는 올겨울 끝자락과 내년 3월까지 관객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만한 세상"이라는 위로룰 건넨다.

오는 16일 관객들과 만날 뮤지컬 '시지프스' 배우들이 15일 언론과 만났다. 이날 프레스콜 행사에는 이 작품의 추정화 연출, 허수현 음악감독, 김병진 안무감독 등이 참석했다. 이어 클라운 역의 정민·임강성·박유덕·김대곤, 아스트로 역의 이후림·김태오·이선우, 포엣 역의 리헤이·박선영·윤지우, 언노운 역의 이형훈·송유택·강하경·조환지도 나왔다.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와 엮어 뮤지컬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희망이라고는 남아 있지 않은 무너진 세상 속 버려진 네 명 배우의 얘기를 다룬다.
사진=정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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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2024년 12월 초연 이후 약 1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왔다. 추 연출가는 "처음 시작했을 때 '노벨 문학상을 받은 카뮈의 작품을 왜 건드리느냐'라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10대 때 '이방인'을 읽었을 당시 큰 감흥이 없었다. 40대가 되니 다르다. 관객들에게 이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1년 전 초연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에 대해 추 연출가는 "전반적으로 똑같지만 변화를 준 한 딱 가지가 있다"며 "'붕괴된 세상'에 대한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이 붕괴된 후 시작되는 얘기인데 자꾸 잊어버리고 이방인에게만 집중하게 된다. 또 연습실 분위기가 좋다 보니 자꾸 진중함 위에 즐거움이 덧입혀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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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포엣, 언노운, 아스트로, 클라우 네 명의 배우는 삶의 고난에도 불구하고 순간을 뜨겁게 사랑하자는 메시지를 깊이 있게 그려낸다. 포엣은 영어 단어 'poet'의 뜻 그대로 시인이다. 역할의 의미에 대해 윤지우는 "연출가가 배우와 닮은 이름을 주려고 했다"며 "시인이라는 직업 자체가 자연과 삶, 감정 등으로부터 영감을 얻어서 표현하는 직업이다. 시 대상을 목놓아 노래하는 배역"이라고 설명했다.

언노운은 정해지지 않아서 뭐든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극 중 언노운은 고뇌하는 인물이다. 아스트로는 이름 그대로 '스타'라는 뜻으로, 별을 바라보는 인물이다. 이 배역을 맡은 이후림은 "신인 배우의 마음으로 연기했다"며 "배우의 눈은 실제로 순수함과 열정 등으로 별처럼 빛난다"고 했다. 클라운이라는 인물은 슬픔을 승화하는 인물이다. 가장 냉철해 보이지만 내면이 가장 뜨겁다. 극 중 네 명의 배우가 다 같이 만났을 때 그 이름이 더욱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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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초연 전이었던 지난해 7월,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여우조연상, 아성크리에이터상, 창작뮤지컬상을 받았다.

'시지프스'는 폐허가 된 세상 속에서도 삶을 이어 나가려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추 연출가는 "죽음을 받아들이고 마주한 순간, 삶을 뜨겁게 사랑하고 싶었던 뫼르소의 모습에서 지친 삶을 살아가는 관객에게 짙은 감동과 공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정다연 텐아시아 기자 ligh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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