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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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켰던 OTT 작품이 많았던 한 해였다. '1번 주인공'으로서 작품의 중심이 된 베테랑 배우가 있었다면, 한편으로는 주인공 다음으로 작품을 빛나게 해줬던 라이징 스타, 신예 배우가 있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유난히 반짝이며 신선한 충격을 줬던 배우들을 뽑아봤다.
'굿뉴스'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굿뉴스'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굿뉴스'의 홍경
높을 고(高), 이름 명(名), 고명이라는 극 중 이름처럼 홍경은 '굿뉴스'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자기 이름을 더 높은 자리에 올려놨다. '굿뉴스'는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넷플릭스 영화. 1970년에 일어났던 일본항공 351편 공중 납치 사건, 일명 '요도호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홍경은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 역을 맡았다.

홍경은 앞서 청춘 로맨스 영화 '청설'에서는 청량하고 풋풋한 모습을 보여줬다. 만화 같은 비주얼과 싱그러운 에너지로 대중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굿뉴스'에서는 섹시하고 매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극 중 출세욕 있는 군인 역으로, 야망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의 복합적 내면을 그려냈다. 뿐만 아니라 영어, 일본어까지 자연스러운 외국어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중증외상센터'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의 하영
'중증외상센터'는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하영은 중증외상팀 5년 차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 역을 맡았다.

극 중 천장미의 별명은 '조폭 간호사'. 환자를 살리기 위해선 거침없이 행동하고, 평소엔 털털한 모습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하영의 발랄하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은 극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하영은 실제로 아버지는 의사, 어머니는 전직 간호사다. 증조할아버지는 과거 한양에서 양의학으로 처음 병원을 개업했던 의사라고. 병원이라는 환경에 익숙했던 하영은 캐릭터를 더욱 리얼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의사 집안'이라는 '금수저 배경'에도 꾸준히 성실하게 연기 생활을 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모습은 대중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조각도시' 스틸. / 사진제공=디즈니+
'조각도시' 스틸. / 사진제공=디즈니+
디즈니+ '조각도시'의 도경수
도경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로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방점을 찍었다. '조각도시'를 통해 첫 악역에 도전한 것. '조각도시'는 건실한 청년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뒤 복수를 결심하고 실행해가는 이야기. 도경수는 범죄 현장을 조작해 VIP들의 범죄를 은닉해주고 살인 행위도 서슴지 않는 안요한 역을 맡았다.

아이돌 그룹 엑소로 데뷔한 도경수는 스크린 데뷔작 '카트', 지상파 첫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때부터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받았다. '카트' 촬영 전까지는 연기 수업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연기 생활 초반부터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조각도시'에서는 그간 본 적 없던 서늘하고 무자비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맑고 큰 눈에서 나오는 광기 어린 눈빛은 캐릭터의 잔혹성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실감 나는 악인 연기에 주위에서는 인성을 의심하는 반응도 있었을 정도. 도경수는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있었다. 내 머리를 해주다가 '쳐다보지 마'라고 한 사람도 있었다. 음식점에서 고기를 구워주다가 한 점을 더 안 주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애마'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애마'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애마'의 방효린
방효린은 '애마'에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애마'는 1980년대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저항하는 톱스타와 신인 배우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성애영화 '애마부인'의 제작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방효린은 신인 배우 신주애 역을 맡았다.

방효린은 신선하고 당찬 매력으로 톱스타 역 이하늬에게도 밀리지 않는 에너지를 보여줬다. 극 중 신주애가 치열한 경쟁률로 '애마부인' 주연에 캐스팅됐듯, 방효린도 실제로 2500대 1의 경쟁률로 뚫고 이번 작품에 합류했다.

노출신 역시 과감하게 해냈다. 체중 증량뿐만 아니라 승마, 탭댄스에 욕설과 흡연 연습까지 하며 실감 나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처럼 네 사람은 캐릭터에 녹아든 연기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첫 번째 주인공보다는 조금 덜 주목받는 자리에서도 주인공 못지않은 역할을 해낸 네 사람이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고 배우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5년 누구보다 작품을 빛냈던 네 사람의 이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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