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싱어송라이터인 이민경 기자가 음악인의 시각에서 음악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곡의 숨겨진 의미부터 들리지 않는 비하인드까지 분석합니다.
그룹 아일릿, 마마무 화사로 대표되는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 음악이 최근 국내 주요 음원 차트와 숏폼을 장악했다. 이런 흐름이 2026년 가요계의 새로운 트렌드를 예고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 한 해를 관통한 키워드가 '화려함'이었다면, 연말 들어 대중의 귀가 정반대의 흐름을 택하는 모양새다.
그룹 아이브, 트와이스 등 유명 아티스트들도 챌린지에 참여하며 음원의 인기가 높아졌다. 이 챌린지는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 아래 있는 사람의 머리를 잡는 구도로 시작된다. 머리를 잡힌 사람은 인형처럼 팔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발버둥 치는 동작을 한다. 귀엽지 않고 싶다는 노래 제목과 달리 피사체의 귀여움을 극대화하는 연출로 눈길을 끌었다.
장르적으로는 레게 팝(Reggae Pop)을 차용했다. 레게 특유의 뒷박(2, 4박)을 강조해 리듬의 '쫀득함'을 살렸다. 비트 속도는 90 BPM 근처로 설정해 듣는 이의 피로도를 낮췄다. 가사 속 '느슨한 해파리'를 연상시키는 힘 뺀 창법 역시 편안함을 더했다.
내년에는 두 귀에 편안함을 안겨주는 이지 리스닝이 다시금 가요계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진자운동'(Pendulum Effect) 현상에 따른 추측이다. 매년 그해 K팝 트렌드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음 해에 그와 반대되는 음악이 유행하는 걸 진자운동 현상이라고 한다.
올해 가요계는 강렬한 2000년대 일렉트로닉(전자음악) 사운드와 밴드 사운드가 주류를 이뤘다. 재작년 그룹 뉴진스의 Y2K 감성을 계기로 이지 리스닝 열풍이 돌았던 데 대한 반발이다. 반대로 연말 들어 꽉 찬 사운드와 화려한 퍼포먼스가 주는 강한 자극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이 다시 듣기 편한 음악을 찾기 시작했고, 이는 숏폼 트렌드와 음원 차트 순위 등 수치로 보인다. 2026년 이지 리스닝 유행을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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