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N '언포게터블 듀엣'
사진제공=MBN '언포게터블 듀엣'
두 딸을 수재로 키워낸 오정태가 MBN 리얼리티 뮤직쇼 ‘언포게터블 듀엣’에서 85세 치매 아버지와 함께 회춘한 듯 신명나는 기적의 무대로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언포게터블 듀엣’ 6회에서는 개그맨 오정태와 그의 85세 치매 아버지 오태웅이 출연했다. 그룹 god의 메인보컬이자 대한민국 대표 보컬리스트인 김태우는 메모리 싱어로 나서 두 사람의 기억 여정에 동행했다.
사진제공=MBN '언포게터블 듀엣'
사진제공=MBN '언포게터블 듀엣'
오정태는 아버지가 지난해 치매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오정태는 아버지의 기억을 붙잡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지만, 아버지는 뒤섞여 버린 기억속에서 헤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아들의 “아버지에게 가장 좋았던 기억이 뭐냐”라는 물음에 아버지는 “너를 만난 게 제일 좋았다”고 답해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

김태우의 안내로 기억버스에 오른 두 사람은 아버지의 인생이 담긴 사진과 소품들을 마주했다. 근육질 남성의 사진 앞에서 아버지는 “한일극장에 있을 때 육체미 대회 나갔다”라며 젊은 시절을 또렷하게 기억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또한 아버지는 결혼식 사진 속 아내를 보며 “내 각시 김복덕”이라며 이름을 떠올렸다. 젊은 시절 극장 매표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어머니를 늘 곁에서 지켜줬던 아버지. 어머니는 “그때는 남편이 날 지켜줬지만, 지금은 내가 지켜줘야지”라며 남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아버지는 오래된 가족 사진속에서 막내 아들 오정태를 곧바로 알아보며 반가워했다. 오정태는 아버지가 끓여주던 된장찌개의 기억을 떠올리며 어린 시절의 따뜻한 추억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아버지의 인생곡으로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설운도의 ‘누이’, 조경수의 ’행복이란’이 준비됐다. 아버지는 멜로디를 기억했지만 가사의 대부분을 떠올리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기억의 무대를 앞두고 오마이걸 효정은 “부자의 듀엣은 어떨지 궁금하다”라며 ‘언포게터블 듀엣’ 최초의 부자 무대를 기대했다. 손태진은 “아버지랑 어머니랑은 좀 다른 눈물인 거 같다”라며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듀엣 무대를 앞두고 아버지는 “정태가 내 옆에 있을 건데 걱정 없다”라고 아들 오정태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이어 사람들을 향해 “내 아들, 개그맨 오정태입니다”라고 서툰 말로 아들 자랑을 반복해 보는 이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했다.

아버지의 인생곡 ‘내 나이가 어때서’의 전주가 흐르자 놀랍게도 아버지는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 활기를 되찾았다. 가사와 음정을 정확하게 부를 뿐 아니라 추임새까지 넣으며 온몸으로 박자를 타는 오정태 부자의 모습에 출연진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아버지의 흥은 스튜디오 전체로 번졌다. 어머니는 누구보다 환한 미소로 무대를 바라보며 힘차게 박수를 보냈다. 오정태는 아버지와 기적 같은 순간을 함께 한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기억이 사라지는 만큼 계속 새로운 추억을 채워드리고 싶다”하고 담담하지만 뭉클한 소감을 남겼다.

메모리 싱어 김태우는 오정태 부자의 무대를 보며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김태우는 “녹화 끝나자마자 전화 드려서 같이 노래 부르자고 이야기해 봐야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분에게 위로가 되고 추억이 되는 노래를 불러드리고 싶다”며 노래 ‘아버지’를 열창해 깊은 울림을 안겼다.

MC 장윤정은 “아버지는 아들에게 영웅이다. 세월이 흘러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오늘은 그 영웅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었다”고 따뜻하게 마무리했다. ‘언포게터블 듀엣’ 6회는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와 현실적인 부자 사이에 놓인 정서적 거리, 그리고 음악을 매개로 비로소 이어지는 마음의 다리가 감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졌다. 사라져가는 기억 속에서도 가족이 추억을 통해 서로를 이어가는 기적 같은 순간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 20분 MBN을 통해 방송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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