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배우의 개인적 상황과 작품 속 상황이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그렇게 많진 않아요. 제 현재 상황이나 패턴 때문에 더 힘들거나 덜 힘들진 않아요.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면 받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방해가 되거나 걸림돌이 되진 않아요. 하하."

실제 단란한 신혼 생활 중이지만 영화 '윗집 사람들'에서는 냉랭한 결혼 생활 중인 김동욱은 이같이 말했다. '윗집 사람들'은 밤마다 요란한 층간소음과 교성을 내는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는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하정우가 감독 겸 배우로 참여한 작품이다. 김동욱은 아내 임정아(공효진 분)와의 관계가 소원한 아랫집 남편 이현수 역을 맡았다.
'신혼' 김동욱, 소원한 부부 관계 괜찮나 했는데…"걸림돌 되진 않아"('윗집 사람들') [TEN인터뷰]
영화 속 네 사람은 19금을 넘어선 '39금' 수위의 부부간 성생활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게 된다. 김동욱은 하정우에게 이 작품 제안을 받았을 당시에 대해 "이런 소재인 줄은 몰랐다. 스페인 원작이 있고 정우 형이 연출하고 출연한다는 정도만 알았다"고 말했다. 스페인 원작에서는 배우들의 생활감 있는 연기 톤 덕분에 거부감을 느끼진 않았는데, 각색하면서 수위가 조금 더 세졌다고 한다.

"저희끼리 '이 정도 괜찮은 거냐'는 얘길 많이 했어요. 대본을 각색하고 리딩하고 리허설하면서 (수위를) 조절했죠. 특히 리딩할 때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어떻게 해야 관객들에게 부담되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까. 그래서 사전 작업이 더 철저했어요."

김동욱이 연기한 현수는 다른 인물들과 달리 좀 더 현실적인 캐릭터다. 김선생(하정우 분)과 수경(이하늬 분)이 자신들의 성생활과 성적 판타지에 대해 아주 일상적인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말하는 반면, 현수는 그렇지 못한다. 누군가에게 쉽게 터놓지 못할 39금 성생활을 당연하게 이야기하는 윗집 부부에게 현수는 버럭하기도 하고, 이들의 대화를 중단시키기도 한다. 여기에 현수의 아내 정아도 호기심을 보이며 진중하게 그들의 얘기를 받아들인다. 이에 현수 캐릭터만 동동 뜰 수 있는 상황. 김동욱은 "연기 톤을 잡는 데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의 색깔은 이런 거구나' 할 텐데, 김선생과 수경의 '유머'를 리얼하게 받아들인 현수의 반응이 자칫 관람 흐름을 깰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또 현수를 예민하고 날카로운 캐릭터로 보지 않을까 했죠. 이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독님과 많은 얘길 나눴어요."
김동욱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김동욱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상대역인 공효진 역시 공교롭게 김동욱과 마찬가지로 달달한 신혼 생활 중이다. 이에 "오래 산 분들은 어떨지 (저희가 신혼이라) 아직 오래 안 살아봐서 모르지만, '연인이라면 서로 오래 연애했을 때, 어느 순간 이 사람이 익숙하고 편해졌을 때, 혹은 소홀해졌을 때 나올 법한 모습이 뭘까'에 대해 얘기했다. 어딘가에서 봤던 모습을 생각하기보다는 '진짜 그렇다면 어떨까'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동욱은 공효진과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연기 호흡을 맞췄는데, 공효진의 '생활 연기'에 감탄했다고 한다.

"공효진의 가장 큰 장점은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추는데도 처음 같지 않다는 겁니다. 이미 한두 달 우리가 호흡을 맞춰본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너무 리얼한 연기 때문에) NG인가 싶은데 계속 끝까지 가더라고요. 처음 한두 번은 약간 당황했죠. 그런데 모니터를 보면서 그런 순간들에서 날 것의 연기가 나온다는 것을 알았어요. 공효진이 극사실주의 연기를 하는 배우로 왜 손꼽히는지 알겠더라고요. 표현에 솔직해요."
김동욱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김동욱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2023년 결혼한 김동욱은 현재 아내가 딸을 임신 중이다. 김동욱의 아내 스텔라 김은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출신으로, 소녀시대 데뷔조였다고 알려졌다. 김동욱은 "와이프가 임신하면 호르몬 변화가 생기는데, 덩달아 남편도 호르몬 변화가 생기고, 임신한 아내 모습이 더 예뻐 보이게 된다고 누가 그러더라. 진짜인 줄은 모르겠지만 저는 맞는 거 같다. 공감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우리 부부는 파국으로 치닫진 않을 거 같다. 육아 전투에 임할 각오는 돼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예비 아빠 김동욱에게 아빠로서 로망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항상 그려왔던 모습이 있어요. 아이와 친구처럼 자주 소통하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아내와도 늘 친구처럼 소통하고 싶고요. 그렇다고 친구같이 너무 쉽고 편한 관계가 되고 싶진 않아요. 하하."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