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생 답지 않은 능청스러움이다. 전날 '이쁜이들'에 이어 이날은 '아가들'이 팬들 애칭으로 낙점됐다. 힘찬 인사를 건넨 주연은 "아가들과 이쁜이들로 번갈아가며 부르겠다"고 예고해 유쾌하게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 이하 엑디즈)가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뷰티풀 마인드> 월드투어 피날레 인 서울' 공연을 했다. 이번 월드투어의 마지막 회차로, 서울 공연으로는 지난 21~22일에 이어 셋째 날이다. 엑디즈는 이 공연으로 데뷔 4년 만에 잠실실내체육관에 입성했다.
앙코르 콘서트지만 이번 공연에서 엑디즈는 세트리스트를 바꿔 새로운 느낌을 줬다. 스포일러!!!', '러브 터그 오브 워', 'ICU' 등 지난달 나온 미니 7집 '러브 투 데스'의 신곡 무대를 선보였다.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뛰놀겠다는 포부 속에서 만들어진 곡이다. 관객은 넘치는 에너지로 화답했다. 관객은 약속이라도 한 듯 발라드 구간을 제외한 모든 곡을 일어나 뛰어놀며 감상했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공연이었지만 지칠 줄 몰랐다. 드럼 소리에, 그리고 관객들의 뜀박질에 공연장이 쿵쿵 울렸다.
엑디즈가 밴드인 만큼 악기 솔로 연주 역시 빠지지 않았다. '써커 펀치!' 때는 오드와 준한이 리프트에 올라 솔로 연주를 했다. 두 사람은 2, 3층 관객과 눈을 맞추며 호흡했다. '플루토' 때는 준한이, '워킹 투 더 문' 때는 가온이 기타 솔로로 무대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버클리 음대 출신 건일은 '러브 앤드 피어' 드럼 솔로로 귀를 사로잡았다. '브레이크 더 브레이크' 인트로에서도 멤버들의 연주 실력을 엿볼 수 있었다. 줄곧 앉아서 연주하던 건일은 일어나 드럼을 쳤고, 흔히 볼 수 없는 모습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 기타 솔로에서 준한은 이날 공연을 관람하러 온 데이식스의 '슛미' 리프를 연주하는 센스를 발휘, 라이브의 묘미를 더했다.
지난 5월 올림픽홀에서 시작해 여름 스페셜 콘서트로 핸드볼경기장에, 그리고 앙코르 콘서트로 실내체육관에 입성한 엑디즈. 객석 1~3층을 오가며 팬들과 인사한 오드는 땀에 흠뻑 젖은 채 소감을 말했다. 오드는 "객석을 돌아다니는데 다섯 살 아이처럼 웃음이 났다. 몸은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여러분 덕분이다. 행복하기만 할 수 없단 건 알지만, 그럼에도 여러분이 계속해서 행복만 하길 빌겠다"고 말했다.
엑디즈는 올해만 두 차례 공연장 규모를 키우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오드는 "점점 객석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데, 감사한 일이지만 동시에 걱정도 된다. 여러분이 보내주는 사랑이 우리에게 닿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는 여러분이란 존재가 없으면 안 된다. 어디 가지 말라"며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백발의 엑디즈가 될 때까지. 우리도 여러분도 (탈색이 아닌) 자연 백발이 될 때까지 끝까지 보고 싶다"고 했다.
공연장이 커진 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건일은 "소속사 근처에 설렁탕 맛집이 있다. 매장 내부에 '진짜 육수만을 활용한다, 혹시 분말 스프나 우유를 넣었다면 배로 보상하겠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며 "여러분이 우리를 찾아준 덕분에 이렇게 멋진 공연장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람이 뭔가에 익숙해지다 보면 '이쯤 하면 되겠지' 하면서 타협하게 되곤 하지 않나. 우리에게 주는 사랑이 당연하지 않단 걸 기억하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모든 무대에 최선을 다해, 분말 스프 안 넣고 진짜 육수만 끓여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유쾌한 다짐을 전했다.
정수는 "무대는 무서운 공간이었다. 나를 입증해야 할 거 같아서다. 이 직업이 행복하면서도 무대에 서는 게 힘들었다. 잘못된 직업을 고른 게 아닐지 생각하고 노래하는 게 무서웠을 정도다. 공연을 하면서 많이 변했다. 이제는 무대가 무섭지 않다. 콘서트가 여러분과 뛰놀고 행복한 추억을 만드는 그런 시간이라는 걸 느낀 투어였다"고 말했다.
"여기서 딱 약속합시다. 웸블리 갈 때까지 같이 있을 거죠?" 관객 한 명 없는 텅 빈 공연장을 상상하며 썼다던 '로스트 앤드 파운드'. 이 곡은 수천 명의 빛으로 물든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국내외 무대를 누비며 성장 서사를 써내린 엑디즈는 더 큰 무대를 향해 속도를 올린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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