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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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는 0%대 시청률인데…김연경 앞세운 '신인감독', 잘 되는 이유 있었다 [TEN스타필드]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가 흥미로운 방송계 이슈를 한끗 다르게, 물 흐르듯 술술 읽히도록 풀어냅니다.

JTBC 야구 예능 '최강야구'가 0%대 시청률로 고전 중인 가운데, 또 다른 스포츠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이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전 배구선수 김연경의 리더십과 차별화된 연출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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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은 신인 감독으로 돌아온 '배구 황제' 김연경의 구단 창설 프로젝트다. 프로 무대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여전히 기량과 열정을 지닌 선수들이 모여 김연경 감독의 지도 아래 다시 코트를 누비는 과정을 그린다.

현재 '신인감독 김연경'의 시청률은 2.2%로 출발해 4.9%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인다. TV-OTT 비드라마 부문에서 5주 연속 일요일 화제성 1위를 기록했다. 유튜브에서는 방송 클립 영상이 수십만에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는 중이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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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의 중심에는 김연경의 리더십과 차별화된 제작 방식이 있다. 지난 17일 열린 '신인감독 김연경' 기자간담회에서 권락희 PD는 "편집하면 김연경 감독에게 놀랄 때가 많았다. 인쿠시 선수와 체육관에서 나눈 대화가 화제가 된 걸로 안다. '익스큐즈하지 말고 솔루션을 찾아라' 같은 조언은 제작진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권 PD는 "진짜를 담기 위해 개입을 최소화했는데 편집하면서 '이분은 생각보다 더 준비된 감독이었구나'라고 느꼈다. 그녀의 리더십에 매번 깜짝 놀란다. 그래서 늘 편집이 재밌다"고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픽잇'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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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리더십은 현장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창단 과정부터 훈련·경기 운영, 선수들의 정신력 관리까지 모든 영역에 직접 관여하며 '감독 김연경'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윤영 PD는 "정관장전에서 일정상 수원시청 선수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돼 제작진이 많이 긴장했는데 김연경 감독은 '괜찮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녀의 호연지기에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연출 방식도 새로웠다. '신인감독 김연경'에는 공만 따라가는 앵글 등 만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구성이 곳곳에 배치됐다. 권 PD는 "PD들끼리 편집하기 전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많이 참고해서 그 맛을 살려보자고 했다. 그래서 각자 시청하고 온 뒤에 일부러 그런 방식의 촬영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재우 PD는 "예능마다 담는 게 다 다른데, 우리는 시작할 때 막연히 낭만적인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감독의 시선으로 출발해서 선수의 시선으로 끝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유튜브 '픽잇'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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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를 배려한 점 역시 시청률 상승에 힘을 보탰다. 방송에는 경기 장면을 재구성해 보여주거나, 선수들의 감정선·상황별 전술 변화를 짚어주는 장면이 자주 등장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에 대해 최 PD는 "김연경의 전술을 시청자에게 어떻게 하면 쉽고 정확하게 전달할지 매주 회의했다. 마치 배구연구소를 운영하듯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제작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권 PD는 "시즌2를 위해 김연경 감독을 잘 설득해 보겠다. 선수들, MBC와도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뒤 꼭 좋은 소식을 들고 오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회까지 단 한 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신인감독 김연경'. 뜨거운 호응 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세윤 텐아시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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