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방송된 MBN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출연자와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동적인 듀엣 무대가 그려지는 리얼리티 뮤직쇼로, 작년 추석 한 회 방송만에 호평을 받으며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5’ 실버 프라이즈를 수상하며 글로벌 공감 기획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장윤정이 MC를 맡고, 조혜련, 손태진, 오마이걸 효정이 패널로 함께한다.
3회의 주인공은 32년차 배우 이주화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어머니 이순호 여사로, 이들의 기억 여행에 동행한 세 번째 메모리 싱어는 박서진이였다.
모녀가 함께 오른 기억버스 안은 웨딩드레스, 어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든 소품들로 가득했다. 어머니는 “지금은 늙었지만 젊었을 땐 날렸다”라며 자신의 리즈 시절을 반복해서 이야기했다. 가장 빛났던 시절에 머물러 있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이 전해져 눈물을 쏟게 했다. MC 장윤정은 “어머니가 갇혀 있는 기억이 행복한 기억이라서 다행이다”며 따뜻한 진심을 전했다.
이어 남자 아이와 찍은 가족사진에 시선을 멈춘 어머니는 “하늘나라에 갔다”라며 예기치 못한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아들의 사연을 꺼냈다. 어머니가 아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자 장윤정은 기억을 지울 만큼 상심한 어머니의 슬픔에 공감하며, “자식을 먼저 보낸 고통은 마치 장이 끊어지는 단장의 고통과도 같다고 하더라”라며 울컥했다.
어머니의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위로하는 존재는 딸 이주화였다. 이주화는 “어머니가 위독한 상태였는데 제 공연이 보고싶어 기적처럼 일어났고 결국 객석에 앉았다”라고 밝혀 스튜디오는 또 한 번 눈물바다가 됐다. 이주화는 “저는 착한 딸이 아니였다”라며 애증의 사이였음을 고백한 후 “지금은 엄마의 모든 게 다 예뻐요”라고 뒤늦은 속마음을 털어놔 모두를 먹먹하게 했다. 이에 어머니는 “착한 딸이었어. 우리 집의 귀한 딸. 이렇게 잘 커줘서 고마워”라고 말했다. 두 모녀의 애틋한 모습에 효정은 “두 분이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껴진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의 인생곡은 어머니의 삶을 대변하는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 아버지의 애창곡인 배호의 ‘영시의 이별’, 어머니의 흥을 깨우는 노래, ‘남행열차’였다. 기억은 하나 둘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어머니의 삶과 흥, 그리고 사랑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모녀는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을 선곡해 아름다운 듀엣 무대를 만들었다. 어머니는 첫 소절부터 정확한 가사와 음정으로 스튜디오의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끝까지 노래를 이어간 어머니를 바라보며 이주화는 “엄마 너무 예쁘다”며 환하게 웃었고, “엄마와 함께한 이 시간이 너무너무 행복하다”며 감격 어린 소감을 전했다.
메모리 싱어 박서진은 ‘엄마의 노래’와 ‘때문에’를 연달아 불러 진심을 전했다. 박서진은 “감정이 북받쳐 노래 부르는 게 힘들었다”라고 털어 놓은 후 “기억버스에서 외할머니와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어머니를 응원해 드리고 싶었다”며 한 음절, 한 음절 눌러 담듯 정성을 다해 노래를 불러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장윤정은 “음악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지 다시 한 번 깨닫는 시간이였다”며 “가족사진을 많이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의 소중함도 다시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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