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
"본질은 나를 겨냥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 아이들(뉴진스)을 끌어들이지 말길. 아이들은 보호받아야 하고, 이용돼서는 안 된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지난 16일 발표한 2차 입장문에서 한 얘기다. 그는 "뉴진스는 다섯일 때 비로소 꽉 찬다. 각자의 색과 소리가 맞물려 하나의 완전한 모양이 된다"며 "이제 돌아온 이상, 이 다섯은 귀하게 여겨져야 한다. 불필요한 분란과 해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성적이고 옳은 얘기다. 하지만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이 이제 와서 "침착하자"고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희진은 이제 뉴진스의 프로듀서가 아니다. 민희진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뒤 어도어는 민희진에게 사내이사직을 맡아 뉴진스 프로듀서를 계속할 것을 제안했다. 이를 포기한 건 민희진이다. 이제 뉴진스 프로듀싱은 소속사인 어도어의 몫이다. 어도어 소속이 아닌 민희진이 뉴진스의 멤버 구성에 대해 말을 얹을 위치가 아니다.
당초 세 멤버는 법정 다툼에서 지고 나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복귀를 통보한 건 그로부터 한참 지나서였다. 복귀 통보 과정에서 소속사와의 논의나 소통은 없었다. 지난 3월 법원이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이후에도 날 선 말을 계속했다는 점에서 법원의 결정을 온전히 받아들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민희진은 "다섯 멤버 모두를 귀하게 대하라"고 했지만, 세 멤버는 어도어의 권리는 물론이고 법원 판결도 존중하지 않았다.
뉴진스 멤버들은 어도어와 민희진이 대립할 때 전면에 나서 목소리를 냈다. 전속 계약 해지를 선언할 당시 해린과 혜인을 제외한 세 멤버는 성인이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할 나이라는 얘기다. 하니는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정 감사에도 참석했다. 그는 국감에서 하이브 산하 타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이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며 사내 따돌림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며 이 주장은 신빙성을 잃었다.
그뿐만 아니다. 민희진은 르세라핌 탓에 뉴진스가 '하이브 1호 걸그룹'으로 데뷔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멤버의 이름을 거론했다. 르세라핌을 향한 여론은 날이 갈수록 악화했다. 악성 댓글이 이어져 멤버들이 SNS 게시물 댓글 창을 닫았다. 한 멤버는 단독 콘서트에서 울면서 소속사 직원에게 전화해 "우리 앞으로 어떻게 하냐. 앞이 있긴 하냐"고 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타 아티스트에게 거침없이 상처를 내놓고, 뉴진스는 보호받아야 한다고 힘줘 말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다.
본인에게는 관대하고 타인에게는 엄격하다. 상황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잣대에 대중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K팝 커뮤니티는 민희진에 대한 성토로 넘쳐난다. 민희진은 지금이라도 자중해야 한다. 자기가 입을 열면 남은 3인의 복귀에 잡음이 생기고 혼란만 커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 세 멤버가 어도어와 원활히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발 물러서 지켜보는 것이 전 프로듀서에게 필요한 태도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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