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 하니, 다니엘 사진=텐아시아 DB
민지, 하니, 다니엘 사진=텐아시아 DB
삼진스, 가출도 복귀도 일방통행…진정성 없는 복귀 선언 [TEN스타필드]
《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


가출도, 복귀도 일방통행이다. 그룹 뉴진스의 세 멤버 민지·하니·다니엘 얘기다. 이들 '삼진스'는 다른 뉴진스 멤버 해린·혜인이 소속사 어도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우리도 복귀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해린·혜인의 복귀와 삼진스의 복귀는 같지 않았다. 해린·혜인의 복귀에는 어도어와의 협의가 있었지만, 삼진스는 복귀 의사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기 때문이다.

자세한 사정은 이렇다. 어도어가 지난 12일 오후 해린과 혜인의 복귀를 공식 발표했다. 어도어는 "두 멤버는 가족들과 함께 심사숙고하고 어도어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끝에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전속계약을 준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두 사람의 복귀 소식이 전해진 이후 민지, 하니, 다니엘 세 사람도 시차를 두고 어도어로 돌아가겠다는 입장을 냈다. 어도어의 해린-혜인 복귀 발표 후 약 2시간 30분이 지난 시점이었다. 다만 이들은 어도어가 아닌 법무법인 한일을 통해 "어도어의 회신이 없어 부득이하게 별도로 알리게 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어도어는 "진의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세 멤버가 어도어가 아닌 별도의 창구를 통해 복귀를 발표하는 과정은 대중의 혼란을 야기했다. 이들이 스스로 소속사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을 뿐, 소속사가 이들을 받아줄지는 확실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어도어로 돌아가기로 했다면 회사와 충분하게 대화를 나누고 정식 절차를 밟아 복귀를 발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진스는 어도어와 1년 넘는 기간 동안 세상이 떠들썩하게 대립했다.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복귀 발표조차 일방적으로 하는 모습에 업계에서는 "세 멤버의 어도어 복귀 선언에서 일말의 진정성도 엿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진스가 계약 해지를 주장했던 근거는 '신뢰 관계 파탄'이지만, 정작 이들은 신뢰 회복에 무관심해 보인다"는 것이다.
뉴진스 해린, 혜인 사진=텐아시아 DB
뉴진스 해린, 혜인 사진=텐아시아 DB
이번 사태는 발단부터 갑작스러웠다. 민지는 지난해 11월 멤버들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전속 계약을 해지한다"고 선언했다. 해지 주장의 근거는 '신뢰 관계 파탄'이었다. 1년 이상 긴 싸움이 이어졌고 양측의 신뢰 관계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민지·하니·다니엘이 또다시 불통 행보를 보이니 사태는 더 꼬이고 있다.

하니는 꾸준히 "사내 괴롭힘 및 따돌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아일릿의 매니저가 아일릿 멤버들이 있는 곳에서 하니를 가리키며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국감에 참석해서도 이 같은 주장을 했다.

따돌림이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이 일로 아일릿과 빌리프랩 측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어도어는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주요 변론에서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아일릿 멤버 세 명은 하니에게 90도로 인사했다. 아일릿 멤버들이 하니를 무시했다고 보긴 어려운 정황이다. 법원도 하니와 민희전 전 어도어 대표의 메신저 대화를 기반으로 "아일릿 매니저가 '하니를 무시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뉴진스 멤버들은 복귀에 앞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삼진스가 협의 없이 따로 복귀를 발표하면서, 팀워크와 신뢰가 흔들린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에는 삼진스와 해린, 혜인의 2진스가 앞으로 별개의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세 사람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어도어와 관계를 정립하느냐가 "뉴진스가 완전체로 설 수 있는지"라는 문제의 핵심이다. 어도어와 면담을 앞둔 삼진스가 이번엔 소속사와 소통하길 바란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