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제대로 일냈다…화려함 벗은 40대 현실 주부라더니, 경단녀 눈물 '공감' ('다음생은')
배우 김희선이 40대 엄마의 육아, 주부의 일상, 경단녀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지난 10일 방송된 TV CHOSUN 월화미니시리즈 ‘다음생은 없으니까’ 1회에서 김희선은 과거 잘나가는 억대 쇼호스트였지만 지금은 두 아들의 엄마가 된 ‘경단맘’ 조나정 역을 맡아 열연했다.

40대 엄마 나정은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문화센터에서 해바라기 가면을 쓰고 땀범벅이 된 채 춤을 추고, 뽀글 파마에 목 늘어난 티셔츠 차림으로 일상을 보내는 모습은 현실 그 자체였다.

특히 41살 생일날 친구들과 약속을 잡은 나정의 하루는 시작부터 고단했다. 아이를 봐주겠다던 남편은 회사 일로 나가버렸고, 아들 둘의 성화를 참으며 겨우 식당에 도착했지만 그곳에서도 쉴 틈이 없었다. 끝내 하이힐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나정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김희선, 제대로 일냈다…화려함 벗은 40대 현실 주부라더니, 경단녀 눈물 '공감' ('다음생은')
생일날의 끝은 더욱 쓸쓸했다. 전 직장 후배와 불편하게 마주친 데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서둘러 자리를 떠야 했다. 결정적인 순간은 남편이 내민 생일 선물 ‘명품 앞치마’였다. 설거지할 때 물 튀기는 것 싫어하지 않았느냐며 눈치 없이 앞치마를 메워주는 남편의 모습에 나정은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내가 설거지가 좋아서 하는 줄 알아? 나 다시 일하고 싶어”라는 짧은 한마디 속에는 가족을 위해 자신을 뒤로 미뤄야 했던 모든 시간의 서러움과 간절함이 녹아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 김희선은 화려함 보다 진심을 택했다. 표정 하나, 대사 한 줄에서는 김희선이 살아온 인생 경험과 감정이 묻어났다. 아이들을 달래며 참을 인 가득한 억지 미소부터 경쟁 세입자와의 레이스에서 승리 후 짓는 익살스러운 윙크, 몇 십 년 만에 하필이면 집주인으로 재회한 앙숙 동창 앞에서의 능청스러운 눈빛까지 다채로운 표정 연기가 일품이었다.

김희선은 가족을 위해 자신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나정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깊이 있는 감정선을 완성했다. 단단해진 눈빛으로, 김희선은 자신의 인생을 연기하며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다시 증명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