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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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세미' 속 처음 등장하는 신에서 입은 의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이에요. 제니 씨가 광고한 샤넬 원피스입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ENA 월화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이하 '부세미') 종영 인터뷰에서 장윤주가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가선영 캐릭터와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초반에는 장례식 장면이 많아서 블랙이나 화이트 같은 무채색 계열을 주로 입다가, 그런 상황이 아닐 때는 채도 높은 빨강·파랑 등을 착용하면서 인물이 더 강렬하게 보였으면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부세미'는 흙수저 경호원 김영란(전여빈 분)이 시한부 재벌 회장 가성호(문성근 분)와 계약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로맨스 드라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ENA 역대 시청률 2위인 전국 7.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부세미'에서 장윤주는 재벌 가성호 회장의 의붓딸이자 연극영화과 교수로 변신했다. 이미지 메이킹에 능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돈과 권력을 이용하며 타인의 감정을 철저히 무시하는 냉혹한 사이코패스 '가선영'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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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주는 1997년 모델로 시작해 2015년 개봉한 영화 '베테랑'으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첫 영화로 1300만 관객을 기록하며 '데뷔작으로 천만 배우'라는 이례적인 성과를 남겼다. 그는 연기를 하기 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톱모델로 사랑받아왔고, 강렬한 비주얼과는 달리 솔직하고 유쾌한 입담으로 예능에서도 독보적인 인상을 남겼다. '베테랑'으로 배우 행보를 시작한 그는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지만, 악역은 '부세미'가 처음이라고 했다.

"그동안 몇 번 제안은 있었어요. 저도 워낙 꼼꼼하게 '제가 누울 자리인가'부터 살피는 편이거든요(웃음). 기술도 부족하고 경험도 많지 않기 때문이에요. 자신감이 크지 않은 만큼, 제게 맞는 역할인지 오래 고민하는데, 그래서인지 여태까지는 다 거절했었습니다."
사진=엑스와이지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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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부세미' 출연을 결심했을까. 장윤주는 "감독님께서 적극적으로 내게 말씀을 해주셨다. 감독님의 전작 '유괴의 날'을 봤는데 너무 좋았다. 이런 작품을 만든 분이라면 신인이라 보기 어려울 만큼 준비가 철저한 감독님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분이라면 믿고 갈 수 있겠다'란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어찌 보면 한순간에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각오하고 들어갔다. 나는 평소에도 사전 준비를 꼼꼼히 하는 편이라 이번에도 정말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다.
사진=엑스와이지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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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완벽주의자 성향이 있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5부까지 나온 대사를 다 읽었고, 3개월 전에 전부 외워놨었죠."

장윤주는 '부세미'를 하며 문성근과 함께 연기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배우로 데뷔한 건 '베테랑'이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6년 뒤 개봉한 '세자매'(2021)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연기는 여전히 어렵고, 모델로 일하며 쌓아온 것들을 연기할 때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라 답답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혹시 매체 연기보다 무대가 더 맞는 건가 싶어서 작년에 '아이참' 뮤지컬에도 도전했다. 그 경험 덕분에 무대 연기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 이런 여러 시기를 거치던 중 문성근 선배님께서 '윤주야, 너에겐 특별함이 있다'고 해주셨다. '몸에서 오는 에너지가 굉장하다, 존재감이 남다르다, 그건 너만의 힘'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평소 칭찬을 들으면 '아니에요' 하며 넘기는 편인데, 선배님의 말씀에 진심이 느껴졌다. 어제 최종회를 다시 보면서 내가 느낀 감동을 장문의 문자로 적어 선배님께 드렸다"고 말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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