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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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타임 인터뷰를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웃음). 여빈 누나가 선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제가 4년 먼저 데뷔했더라고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착한 여자 부세미'(이하 '부세미') 종영 인터뷰에서 진영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극 중 무창에서 딸기 농사를 지으며 아들을 홀로 키우는 싱글대디로, 새로 부임한 완벽한 스펙의 교사 '부세미'를 마을에서 유일하게 경계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부세미'는 흙수저 경호원 김영란(전여빈)이 시한부 재벌 회장 가성호(문성근)와 계약 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로맨스 드라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ENA 역대 시청률 2위인 전국 7.1%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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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전여빈과 진영의 러브라인에 관해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선 "서사가 부족했다"는 아쉬운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몇 달간 전동민 캐릭터를 공부하며 촬영에 임한 진영은 자신만의 해석을 이야기했다.

진영은 "나도 시청자 입장으로 봤을 때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1~2화는 스릴러적인 긴장감이 워낙 강하고 짜임새가 탄탄했다. 나 역시 그 부분을 몰입해서 봤다. 그러다가 무창으로 도망쳐야 하는 상황, 조여오는 공포와 긴장감 속에서 잠시나마 숨 쉴 틈이 필요한 순간이었기에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동민이 갑자기 좋아하게 된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호감보다는 의심이 먼저였다. 그 부분에 호불호가 있더라. 작품을 유심히 보면서 나름대로 납득하게 됐다. 동민의 대사 중 '이전에 선생님들이 5명이나 왔는데,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안 좋은 행동을 많이 했다'는 부분이 있다. 극 중 나는 파트타임으로 체육을 가르치고 있고, 내 아들도 그 유치원에 다닌다. 그렇기에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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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은 "처음엔 경계심이 컸지만, 점점 마음이 열렸다. 어떻게 보면 갑자기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내가 상상했을 땐 첫눈에 반한 거였다. 빠졌다기보다 처음 봤을 때부터 호감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첫날부터 호감을 느꼈는데, 영란을 알아갈수록 생각했던 것과 달랐다. 처음엔 강한 사람일 줄 알았지만, 그 사람의 서사를 들여다보니 여리고 상처가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이겨내려는 모습에 감동했다. 영란에 대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자랄 수 있다고 느꼈다. 보여지는 서사가 구체적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보면 충분히 좋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동민의 전 아내도 이미 떠난 상황이니까, 인간적인 사랑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감독님은 물론 여빈 누나와 감정 연기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제가 '담백하게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두 분 다 동의해주셨죠. 무엇보다 영란을 향한 순수한 마음을 지키는 게 중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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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은 전여빈과의 유쾌한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그는 2011년 그룹 B1A4로 데뷔해 연예계에 발을 들였고, 전여빈은 2015년 영화 '간신'을 통해 상업 영화계에 진출했다. 공식적인 데뷔 연도를 놓고 보면 진영이 4년 선배다. 그런 가운데 두 사람은 '부세미' 촬영 내내, 그리고 종영 인터뷰가 열린 날까지도 서로를 선후배로 착각했다고 밝혔다.

진영은 "촬영 초반 계속 '선배'라고 불렀다가, 어느 정도 친해지고 나서야 '누나'라고 부르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여빈에 관해 "선배님 포스가 있다. 인자하고 따뜻하고 차분하면서 포용력 있는 분이다. 자연스럽게 선배님이라는 호칭이 나왔다. 서로의 작품을 많이 봐왔지만, 그 작품이 언제 나왔는지까지는 따져본 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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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결국 선후배 연차보다 중요한 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사람이 어떤 에너지를 주느냐다. 여빈 누나에게선 배울 게 너무 많았다. 정말 훌륭한 배우다"고 칭찬을 이어갔다.

진영은 전여빈과 함께한 시간을 회상하며 "늘 준비를 많이 해오고, 본인이 생각한 걸 구체적으로 공유해준다. 이 신에서 어떤 감정으로 가야 할지 이미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그걸 나한테 얘기하면서 함께 보완하고 완성해 나간다. 그러니 연기와 작품이 탄탄해질 수밖에 없었다. 누나가 준비해온 걸 들으면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고, 그래서 나도 자연스럽게 믿고 잘 따라갔다"고 미소 지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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