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엑스디너리 히어로즈 'ICU' MV 캡처
사진=엑스디너리 히어로즈 'ICU' MV 캡처
사랑도 병이라면 진단은 전치 1주도, 1년도 아닌 '1생'이다.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록으로 풀어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Xdinary Heroes·건일, 정수, 가온, 오드, 준한, 주연/ 이하 엑디즈)는 지난 24일 미니 7집 'LXVE to DEATH'(러브 투 데스)를 냈다. 지난 3월 낸 'Beautiful Mind'(뷰티풀 마인드) 이후 7개월 만의 신보다. 엑디즈는 7개의 트랙에 7가지 모습의 사랑 얘기를 담았다. 서로 다른 색깔의 각 곡이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주제를 얘기한다는 점에서 단편집 같은 느낌을 준다.

타이틀곡 'ICU'(아이씨유)는 폭발하듯 쏟아지는 비트와 기타 리프가 80년대 하드록의 거친 에너지를 떠올리게 한다. 예측 불가능한 곡의 흐름이 흥미롭다. 강렬하면서도 청량한 밴드 사운드로 시작해 시원한 고음이 터져 나온다. 곧 베이스와 드럼 위주로 전개되는 랩 파트로 분위기가 전환된다. 후반부 기타 솔로가 휘몰아치며 분위기가 고조된다. 오드의 랩, 주연의 샤우팅, 정수의 고음 등 귓가를 사로잡는 소리가 연이어 쏟아지며 곡의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사진=엑스디너리 히어로즈 'ICU' MV 캡처
사진=엑스디너리 히어로즈 'ICU' MV 캡처
독특한 가사도 특징이다. 멤버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해 감정선을 재치 있게 풀어냈다. '진단은 전치 1生', '자가 치료 불가' 등 사랑을 병에 빗댄 가사가 인상적이다. 엑디즈는 록 밴드다운 에너지와 유머러스한 의학적 표현으로 사랑에 빠진 사람의 폭발적인 감정을 그렸다.

뮤직비디오는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한끗 다른 시선에서 풀어냈다. 뮤직비디오 속 멤버들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고양이를 그리워하며 다시 한번 그에게 닿고자 고군분투한다. 사랑을 단순히 연애 감정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풀어냈다.
사진=엑스디너리 히어로즈 'ICU' MV 캡처
사진=엑스디너리 히어로즈 'ICU' MV 캡처
수록곡에서도 밴드로서의 성장과 실험을 엿볼 수 있다. 특히 5번 트랙 'Spoiler!!!'(스포일러)에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Spoiler!!!'는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운 곡이다. 같은 리프지만 코러스, 벌스, 인터루드 등에 모두 다른 톤이 쓰였다. 곡 도입부부터 스크리밍 창법이 두드러져 보컬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4번 트랙 'Ashes to Ashes'(애쉬스 투 애쉬스)에서는 두 메인 보컬 정수와 주연의 색깔이 한층 뚜렷하게 대비돼 다채롭다. 마지막 트랙인 'LOVE ME 2 DEATH'(러브 미 투 데스)는 감미로운 멜로디로 시작해 그로울링과 강렬한 사운드로 이어지며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한다.

엑디즈는 데뷔 이후 꾸준히 앨범 크레딧에 멤버 전원이 이름을 올리며 팀의 색깔을 확립해 왔다. 이번 앨범에서는 사랑을 복합적 관점에서 풀어내며 듣는 이가 자기 경험을 투영할 수 있도록 여백을 남겼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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