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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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년 전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졌던 김히어라가 돌아왔다. '구원자'를 만나 더 깊이 있고, 진중한 모습의 배우가 됐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구원자'의 출연자 김히어라를 만났다. 이날 김히어라는 네이비색 재킷을 입고 깔끔한 차림으로 인터뷰장에 들어섰다. 취재진 한 명 한 명에게 인사를 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구원자'는 축복의 땅 오복리로 이사 온 영범(김병철 분)과 선희(송지효 분)에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고, 이 모든 것이 누군가 받은 불행의 대가임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오컬트 영화다. 김히어라는 극 중 아들 민재를 위해 악착같이 살아온 춘서로 분했다. 춘서는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 걷지 못하게 되자, 그 이유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김히어라에게 이 작품은 진짜 '구원자'도 같았다. 그는 2023년 9월 학창 시절 악명 높은 일진 모임 소속으로 후배의 돈을 빼앗는 등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진 후 이 작품으로 복귀했기 때문. 특히 '구원자'는 김히어라의 첫 상업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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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학폭 의혹이 불거졌을 때 김히어라는 곧장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미국에 일이 있어서 갔던 건 아니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더라. 영어를 배워야 해서 LA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프로듀서들한테 영어와 작곡 수업을 받았다. 힘든 시간 속의 메시지를 가사나 음악으로 표현하는 게 좋더라. 또 다른 오감도 채웠고 용기가 생겼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히어라는 "물론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필요했고 경험치가 있는 시간들이었다. 귀인들도 많이 만나고 값진 경험을 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난 태생적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 사람이더라. 쉬면서 많이 느꼈다. 배우 말고 다른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 연기에 대한 갈증이 생겼고 절실함이 된 상태에서 춘서라는 캐릭터를 만났다. 춘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그 절실함이 묻어나오게 됐다.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예전에는 머리로, 데이터로 이해하는 게 많았는데 지금은 다양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게 훨씬 더 좋아졌다. 배우로서 깊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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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히어라는 미국에서의 시간과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해외 활동에 대한 욕심도 보였다. 그는 "체류 기간은 비자 때문에 9개월 정도 있었다. 미국에서 독립영화를 찍었고 미국 매니지먼트랑도 일하는 중이다. 오디션도 보고 있다. 해외 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는 브로드웨이도 있고 할리우드도 있으니까. 이왕 쉴 때 경험해보고 영어도 공부해보고 나를 채울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해봤다"라며 "(미국서)미팅에 갔더니 혼자 오셨냐고 당황하시면서 맞이해주시더라. 물론 1순위는 한국이다. 모국어로 연기하는 게 행복하니까. 그런데 워낙 K-팝, K-드라마, K-영화, K-푸드가 많이 활성화되어있지 않나. 모국어로 연기를 잘할수록 좋은 기회가 오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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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미국 생활 9개월이라는 값진 경험과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후 만났던 첫 작품인 '구원자'는 김히어라에게 더 특별했다. 그는 "'구원자'는 나의 터닝포인트이자 새 시작이자 뉴 챕터다. 작품의 제목도 너무 마음에 든다. 인물들이 기적을 찾는 것도 나와 굉장히 닿아있는 부분이 많다"라며 "유명인보다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신뢰가 가는 배우였으면 한다. 신뢰를 쌓아가고 연기를 귀하게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랑말랑한 역할에 대한 욕심이 있다. 멜로나 로코도 잘 할 수 있다. 우유부단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라며 "그런데 아직 내가 경험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골라서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같은 빌런이어도 캐릭터마다, 상황마다 달라서 표현할 수 있는 게 많다. 아직 공부해야 한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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