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분명 '코믹 액션 영화'라고 알고 있는데 남은 건 약간의 '액션' 뿐이다.

보스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1인자 자리는 공석이 된다. 순태도, 강표도, 사내이사들도 보스 자리를 꿈꾸지 않는다. 오로지 판호만이 최종 보스를 원할 뿐이다. 통상 한국의 조폭 영화는 1인자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데 말이다. 클리셰를 비틀어 뻔하지 않은 기획을 만든 것까지는 훌륭했다.

요즘 같은 시대엔 억지웃음이 잘 통하지 않는다. 이 영화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웃기려고 작정해 만들어 낸 억지 코미디다.

'보스'를 보고난 후 기억에 남는 건, 영화가 아니라 배경음악이다. '보스'에서는 캔의 '내 생애 봄날은 간다'가 2번 흘러나온다.
"비겁하다 욕하지마 더러운 뒷골목을 헤매고 다녀도 내 상처를 끌어안은 그대가 곁에 있어 행복했다 촛불처럼 짧은 사랑 내 한 몸 아낌없이 바치려 했건만 저 하늘이 외면하는 그 순간 내생에 봄날은 간다"
코미디 영화라 여운이 남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남은 게 없어도 너무 없다. 극장을 빠져나오며 '내 생애 봄날은 간다'만 흥얼거렸을 뿐.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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