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이보영 주연 '메리 킬즈 피플' 시청률 2%대 부진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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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영, 19금 논란이 발목 잡았나…13년 만에 복귀인데, 시청률 2%대 굴욕 [TEN스타필드]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논란이 분분한 '조력 사망'을 주제로 다뤄 '19세 이상 시청' 등급을 받은 게 발목을 잡았다. 이보영 주연의 MBC 금토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이 2회 만에 시청률 2%대를 기록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의 열연에도 폭넓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지난 1일 처음 방송된 '메리 킬즈 피플'은 치료 불가능한 환자들의 조력 사망을 돕는 의사와 이를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보영이 13년 만에 MBC 드라마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으로, 윤리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뤄 전회차 19세 이상 시청 등급을 받았다. 지상파 주말 미니시리즈로는 흔치 않은 사례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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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킬즈 피플'은 의사가 주인공이지만, 일반적인 메디컬물과는 결을 달리한다. 이보영이 연기하는 우소정은 '3인 이상 의사 소견으로 치료 불가', '견딜 수 없는 신체적 장애 상태', '통증이 그 어떤 약물로도 통제 불가능' 3가지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환자들에게 약물이 섞인 샴페인을 건네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인물이다. 약물 농도가 제대로 맞지 않아 한 번에 죽지 못한 환자는 베개로 직접 숨통을 끊기도 한다.

우소정은 선의를 가지고 하는 행동이지만, 경찰들은 이를 살인으로 보고 몰래 팀을 꾸려 우소정을 뒤쫓는다. "죽음의 자기 결정권은 존중받을 수 있을까"라는 무거운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게 '메리 킬즈 피플'의 메시지다.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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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가 소재인 만큼, 극의 분위기는 우울하고 어둡다. 시한부에 동성애 코드까지 더해져 일부 시청자들은 "계속 보고 있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보영의 캐릭터 비주얼도 호불호가 갈린다. 정돈되지 않은 긴 앞머리 스타일 때문에 눈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조력 사망을 돕고 있지만, 자신도 이것이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캐릭터를 표현한 것 같다"는 분석도 있다. 또 이보영이 시한부 환자 이민기(반지훈 역)에게 입 맞추는 장면은 다소 뜬금없어 감정의 공감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공통적인 의견은 '메리 킬즈 피플'이 폭넓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기에는 힘들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자살을 조장하면 안 된다는 규정 때문에 19세 이상 시청 등급이 정해진 것 같다"고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불편한 감정이 계속해서 생겨난다. 이에 시청률도 1회 3.2%에서 2회에 2.1%로 1.1%포인트 하락했다.
사진 제공= MBC ‘메리 킬즈 피플’
사진 제공= MBC ‘메리 킬즈 피플’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트라이: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4회서 5.4%를 기록,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메리 킬즈 피플'에 비해 가볍게 보기 편한 스포츠 성장물에 코믹과 갈등, 사이다를 적절하게 섞어 지루함을 없앤 덕분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메리 킬즈 피플'은 19세 이상 시청 등급 때문에 재방송에도 많은 제약이 걸렸다. 오후 10시 이후에만 방송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재방송 횟수가 현저히 적다. OTT에서도 6일 기준 웨이브에서 20위, 티빙에서 7위에 이름 올리며 화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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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의 무기는 이보영을 향한 대중의 믿음이다. 이보영은 그간 다양한 장르물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보영이 선택하는 작품에 대한 신뢰 역시 크다. 이보영은 '메리 킬즈 피플'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논란이 될 캐릭터인 걸 알고 있다. 조력 사망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작품이 재미있고 흥미롭다기보다, 한 번쯤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노후와 미래를 고민하던 시기에 이 대본을 받아서 '이런 이야기를 한번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3회에서부터는 이보영과 '이보영을 잡으려는 경찰들'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2회 엔딩에서 이민기 캐릭터가 시한부 환자로 위장 잠입한 형사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전개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메리 킬즈 피플'이 초반 부진을 딛고 상승세를 보일지 이목이 쏠린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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