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영화 '좀비딸'에 출연한 배우 최유리를 만났다.
'좀비딸'은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코믹 드라마. 최유리는 이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좀비 수아 역을 맡았다.
'좀비딸'에는 가수 보아의 'No.1'이 삽입곡으로 쓰였다. 극 중 수아가 댄스 경연대회를 준비하던 곡이기도 하고, 아빠 정환(조정석 분)과 딸 수아의 관계성을 은유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최유리는 2009년생인데, 'No.1'이 발매된 건 2002년. 최유리는 "가수 보아는 알았지만 'No.1'은 몰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감독님 말씀이 '우리 영화와 잘 어울리고 가사가 정환이 수아에게 하는 말 같다'고 하더라. 처음엔 단순 삽입곡인 줄 알았는데, 감독님 말씀을 듣고 노래를 다시 들어보니 정말 그렇더라. 밝은 분위기의 노래지만 슬픈 감정이 담겨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유리는 "안무는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따로 계셨다. 4개월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따로 연습실을 잡아서 연습했다. 제가 몸치라서 처음에 쉽지 않았다. 안무가 선생님의 가르침과 감독님의 디렉팅 덕에 화면에는 덜 몸치처럼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실제로 평소 K팝 안무에 관심이 있냐고 묻자 "워낙 춤과는 먼 취미를 갖고 있다"며 "영화에서 정환과 수아를 연결해주는 고리 중 하나가 춤이지 않나. 그래서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 취미를 묻자 "관찰하기와 새 보기"라고 답했다. 이어 "새를 좋아해서 새 도감도 보고 직접 새 관찰을 하러 산책나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한 "부엉이, 올빼미, 까마귀 같은 친구들을 좋아한다. 올빼미나 부엉이는 주변에서 볼일이 별로 없어도 까마귀는 볼 수 있다. 가볍게 동네를 산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어서 까마귀 보러 산책을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새를 보기 위해 멀리 간 적도 있냐는 물음에는 "수리부엉이를 보러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갔다"고 답했다. 이어 "수리부엉이 성체가 2마리, 어린 새가 3마리 정도 있었는데, 어린 새들은 솜털이 보송보송 붙어있어서 솜뭉치에 부리만 붙여놓은 것처럼 귀엽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또한 "수리부엉이는 암컷이 덩치가 큰데, 저는 암컷이 더 멋있더라. 갈색 깃털도 멋있었다"고 말했다.
최유리는 자신의 취미로 "부끄럽지만 널리 소문난 글 쓰는 취미도 있다"고 밝혔다. '좀비딸'에 함께 출연한 윤경호도 최유리가 소설 쓰는 재주가 있다고 여러 번 언급하며 칭찬한 바 있다. 최유리는 "주로 소설 위주로 쓴다. 얼마 전부터는 새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적고 있다. 까마귀와 수리부엉이에 관한 이야기"라며 "동물원에서 수리부엉이를 본 경험도 소설 쓰는 데 도움이 됐다. 수리부엉이를 좋아하는 입장으로써 직접 눈으로 보는 건 감회가 새로웠다"면서 눈빛을 반짝였다. 습작들이 많지만 "완결 난 단편은 한 편이고, 완결 기준으로 보면 소설보다는 시가 많다"고. 그는 "손 가는 대로 쓰다 보니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이 들더라. '소재 자체는 좋았는데' 하면서 덮은 게 많다"며 웃었다.
최유리는 "지금 쓰고 있는 새에 관한 소설도 서둘러 완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얼마나 진행됐냐고 묻자 "15% 정도 됐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배우가 아닌 고1 최유리로서 관심과 고민거리는 무엇이 있을까. 그는 "고등학생이라 성적 관리가 중요한 시기가 됐다. 고민을 하고는 있는데 아직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당장 '급식이 뭐 나오지' 같은 고민을 더 한다"며 웃었다. 또한 "좋아하는 올빼미 종류의 이름을 외우려고 하는데 잘 안 외워진다"며 꽤 진지한 고민을 토로해 미소를 자아냈다.
지난 7월 30일 개봉한 '좀비딸'은 이틀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좀비딸'은 개봉 첫날 관객 수 43만 95명을 기록해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썼다. 또한 천만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의 오프닝 스코어인 36만 8582명을 제치고 역대 한국 코미디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까지 달성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최고 사전 예매량을 경신하기도 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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