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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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분 삼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3'에서 획일적 표정 연기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 조유리가 이같이 각오를 다졌다. '오징어 게임3'는 게임에 재참가한 성기훈(이정재 분)과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작품. 조유리는 임신한 몸으로 게임에 참가했다가 출산하게 되는 준희 역을 맡았다.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조유리를 만났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6월 27일 시즌3까지 최종 공개됐다. 조유리는 "준희를 보내줄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즌3까지 다 나오니 떠날 준비가 된 것 같다"라며 "앉은 자리에 쭉 볼 정도로 몰입감 있었다. '나도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구나', '누군가를 벌레 보듯 할 수 있구나' 그랬다"라고 자평했다. 표정 연기가 아쉽다는 시청자들의 평가에 대해서는 "작품을 다 보고 애정을 갖고 피드백해주시는 것"이라며 받아들였다. 눈빛 연기 호평에 대해서는 "연기자로서는 이제 막 시작이라 내 강점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선배님들, 감독님, 시청자들이 눈빛 연기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배우로서 내 무기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눈빛'이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오징어 게임3'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3' 스틸. / 사진제공=넷플릭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출산 장면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극심한 고통이 따르는 출산 과정이 너무 수월하게 표현됐기 때문. 조유리는 "극적 상황과 현실을 맞춰 나가려고 노력했다. 감독님과도 많은 얘기를 나누고 들어갔다"며 "감독님도 너무 현실적으로만 하기엔 극적인 부분도 있으니 조율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조유리는 사전에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보를 찾아가며 캐릭터를 구축해 나갔다고. 극 중에서 준희를 물심양면 도와주는 금자 역의 강애심도 많은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조유리는 "애심 선배가 가능하거나 불가능한 자세에 대해 세세하게 알려주셨다"며 "유튜브에 있는 출산 브이로그도 찾아봤다. 최근 출산한 지인에게도 물어봤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니 (출산 때) 무아지경이 된다더라. 초반에는 '어떻게 하겠다'를 세세하게 정해두고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들이 필요 없겠다 싶었다. 머리를 비우고 무아지경인 상태를 구현하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출산신에 대한 주변 반응에 대해서는 "엄마한테 여쭤봤는데 마음 아팠다고 하더라. 다른 분들도 찍느라 고생했겠다는 피드백을 주셨다"고 전했다.
조유리 / 사진제공=넷플릭스
조유리 / 사진제공=넷플릭스
극 중 준희는 발목이 접질린 후 점점 걷는 것도 어려워질 정도로 몸 상태가 악화한다. 줄넘기 게임에서 성기훈의 도움 덕에 아기의 생존이 확정되자 자신은 게임을 포기하고 죽음을 택한다.

이에 '시도라도 해봤으면 어땠을까'라는 시청자 반응도 나온다. 조유리는 "거기에 대해서도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너무 포기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연습하는 장면을 추가적으로 넣었다. 하지만 시간은 다 됐고 연습도 해봤지만 안 된다는 걸 실감하면서 준희 입장에서는 도전보다는 성기훈에게 마지막 말을 전하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했다.

준희는 333번 게임 참가자이자 친부인 명기(임시완 분)가 아닌 게임장에서 처음 만난 456번 기훈에게 아기를 맡긴다. 준희의 선택에 대해 조유리는 "이해됐다. 친부가 친부 같지 않기 때문이다. 기훈에게 더 인간성을 느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아이를 맡겨야 하는 엄마로서 기훈은 지난번 우승자여서 게임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을 것도 같다. 내 아이를 지켜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거다. 그런 현실적 고민도 반영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아기 친부인 명기는 코인 투자 방송 유튜버. 잘못된 투자 설명으로 남들까지 손해를 보게 만들면서, 빚쟁이들과 구독자들에게 쫓기는 신세이다. 극 중에서 명기는 부성애가 희미한 인물로 그려진다. 심지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아이를 해치려고까지 한다. 명기 같은 남자는 어떠냐는 물음에 조유리는 "최악이다"라며 "그래도 초반에 다시 정 붙일 수 있었던 건 명기도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입장이었단 거다. 하지만 명기는 주변에서 백날 말려도 잘못된 선택을 하는 유형의 사람이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죽을 때까지 만나고 싶지 않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조유리 미니 3집 콘셉트 포토. / 사진제공=웨이크원
조유리 미니 3집 콘셉트 포토. / 사진제공=웨이크원
조유리는 '오징어 게임3' 출연 확정 소식이 알려지기 전, 아이즈원 출신 최예나가 자신의 오디션 합격 예지몽을 꿨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예나 언니가 말하길 꿈속에서 제가 임신해서 막 울고 있었다더라. 해몽을 검색해 봤더니 그게 합격운이 있는 꿈이었다더라. 그래서 그때 언니가 '너 '오징어 게임' 오디션 본다는 거 붙었냐'고 물어봤었다. 캐릭터까지 맞춘 게 신기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꿈꿔준 것에 대한 보답은 아닌데 언니한테 많이 얻어먹기도 해서 얼마 전에 월미도 가서 조개구이를 쐈다"며 웃었다.

걸그룹 아이즈원 멤버로 데뷔한 조유리. 아이즈원 재결합은 팬들이 항상 기다리는 소식이다. 이에 대해 조유리는 "아직 아무런 이야기도 안 나오고 아무런 계획도 없다. 다만 언젠가 한다면 무조건 참여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조유리는 오는 13일 미니 3집 앨범을 내며 솔로 가수로서도 활동을 이어간다. 가수로 컴백은 2년 만이다. 이번 앨범에는 아티스트 조유리의 음악적, 내면적 성장을 담았다고 한다. 조유리는 "떠나지 않고 2년간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제 취향을 많이 녹여내고 제 의견을 많이 담았다"고 귀띔했다. 또한 "원래는 '오징어 게임3' 촬영을 끝내고 바로 앨범을 내는 게 목표였는데, 준비가 더뎌지면서 불가피하게 밀렸다"며 "오히려 주목받는 타이밍에 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럭키비키 마인드로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연기자로서 첫 작품부터 '오징어 게임3'라는 큰 작품을 하게 된 조유리는 앞으로도 가수와 연기자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그는 "차기작에서는 '오징어 게임3' 준희만큼의 도전인 역할을 하게 됐다. 더 강렬하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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