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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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거신 전화는'부터 '정숙한 세일즈', '미지의 서울'까지, 지난해부터 흥행한 세 드라마에 공통점이 있다. 배우 임철수가 출연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흥행 부적이라고 불릴 법하다. 눈에 띄는 주연은 아닐지언정, 매 작품 속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온 배우 임철수와 만났다.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얼굴 빼고 모든 게 다른 쌍둥이 자매가 인생을 맞바꾸는 거짓말로 진짜 사랑과 인생을 찾아가는 로맨틱 성장 드라마다.

임철수는 극 중에서 이호수(박진영 분)의 선배이자 높은 승소율을 자랑하는 능력 있는 변호사인 이충구로 분했다. 겉으로는 늘 사람 좋은 웃음을 짓지만, 속으로는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다.

이날 임철수는 후배인 배우 박진영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말했다. 임철수는 "호수랑 관계가 다시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있더라. 뒤로 갈수록 호수랑 대척점에 서 있게 됐는데 '그런데도 다시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 하는 반응이 기억에 남았다"고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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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박진영에 대해 "진영이가 실제로 보면 눈이 맑고 참 투명하더라. 그래서 호수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 전작인 '마녀'도 봤다. '저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더라. 맑고 위트있고 돋보이려 하지 않고 너무 훌륭한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장에서 연기로 조언을 주기도 했냐는 질문에 그는 "사실 제가 연기적인 것에 대해 얘기를 따로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제가 나오는 신이 정적인 신이 많다. 주어진 것 안에서 즉흥성을 발휘해 컷마다 다르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진영이가 알아서 잘한다. 내가 (박진영에게) 조언받았으면 받았지, 너무 훌륭했다. 방송을 보니까 호수가 이충구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있더라. 진영이의 연기를 보고 반성했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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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반응은 어떠냐는 질문에 임철수는 "박해수 형이 주변에서 제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해주더라. 형이랑 20년 지기인데 모니터링도 다 해주고, 둘이 연기 얘기를 진짜 많이 한다. 엊그제도 연기 이야기를 나눴다"며 "해수 형이 칭찬을 많이 해줬다. 저는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운 사람한테 (칭찬을) 들으니까 기분이 좋더라. 제 부족함이 보여서 1, 2부는 아예 못 봤다. 항상 아쉬운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박해수와 연극배우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왔다는 임철수. 그는 "우리 동네에 배우들이 많이 산다. 같이 프리다이빙도 하고 골프도 하고 같이 걷는다. 해수 형을 자주 만난다. 집에서 10분 거리에 산다. 다른 배우들이랑 연기 얘기를 계속하고 운동하고 작품 준비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임철수는 예능 출연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예능이 가깝지만, 또 다른 세계라 어려울 것 같은데 나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출연하고 싶은 예능으로는 "저희 엄마가 '복면가왕'을 좋아하셔서 나가고 싶다. 노래는 좀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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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임철수는 "'트래블러'라는 예능이 있는데 그것도 해보고 싶다. 전 시즌을 다 봤다. 해수 형이랑 몇몇 친한 사람들끼리 여행도 하고 진솔한 얘기도 하는 예능을 정말 해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임철수는 지난해 MBC '지금 거신 전화는'부터 JTBC '정숙한 세일즈', tvN '미지의 서울'까지 세 작품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대중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흥행 부적'이라고 불릴 법도 한 성적표지만 겸손한 면모를 보인 그는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좋은 작품에 출연하게 된 건 다 운인 것 같다. 흥행 부적이라는 소문이 생기면 좋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좋은 작품을 만났는데 현장도 다 좋았다. 사실 현장이 좋다고 해서 다 잘 되는 건 아닌데 작품들이 잘 되는 걸 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하이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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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품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임철수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이유가 복합적이긴 한데, 이미지 변신을 하기보다는 이 캐릭터가 가진 메시지를 보는 것 같다. 나한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가 중요하다. '어떤 메시지가 있지?', '내 캐릭터가 누군가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이런 식으로 가치관에 집중하는 것 같다. 악역이든 착한 역이든 그게 없으면 할 이유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쉽게 볼 법한 친숙한 배우지만 어떨 때는 되게 낯선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 배우를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멀어져 있는 친숙하면서도 낯선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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