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서장훈./사진=텐아시아DB
오은영, 서장훈./사진=텐아시아DB
오은영이 '남자 오은영'이라는 별칭이 붙은 서장훈과 동시간대 경쟁을 펼쳤다. MBN '오은영 스테이'를 통해서다. 그간 부부 위기부터 일상 고민까지 상담 예능 프로그램에 다수 출연했던 두 사람이 이번에도 비슷한 콘셉트로 맞붙은 만큼, 확연한 차별점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3일 처음 방송된 '오은영 스테이'는 예상치 못한 아픔을 온전히 회복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살아가던 사람들이 템플스테이에 참가해 1박 2일을 보내는 내용을 담는다. 오은영 박사를 중심으로 배우 고소영과 개그맨 문세윤이 입소자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며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간다. 무엇보다 그간 스튜디오와 진료실에서 솔루션을 진행했던 오은영이 처음으로 야외에서 1박 2일간 촬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다.
사진제공=MBN
사진제공=MBN
베일을 벗은 '오은영 스테이'는 오은영 중심이 아닌 입소자들의 이야기로 대부분 채워졌다. 오은영은 섣부른 조언 대신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고소영, 문세윤도 일꾼으로서 묵묵히 입소자들을 챙겼다.

일반인 출연자가 등장해 고민을 털어놓는 점에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이하 '물어보살')과 결이 비슷하다. 2019년부터 방송된 '물어보살'은 서장훈, 이수근이 선녀 보살로 분해 사연자에게 현실적인 조언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오은영 스테이'가 월요일 오후 9시대로 편성되면서 '물어보살'과 동시간대 경쟁을 펼치게 됐고, '오은영 스테이'는 첫 회에서 시청률 1.0%를 기록하며 '물어보살' 0.7%보다 높은 성적을 거두며 승기를 잡았다.
사진제공=MBC,JTBC
사진제공=MBC,JTBC
오은영과 서장훈은 상담 프로그램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 만큼 많은 솔루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특히 서장훈은 오은영과 달리 전문가가 아님에도 특유의 직설적인 말투와 뼈 때리는 독설로 시청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했다. 반면 오은영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환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힐링 솔루션을 제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현재 오은영, 서장훈은 각각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이혼숙려캠프'에서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 상담 프로그램에 메인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결혼지옥'은 초창기 자극적인 소재로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이후 수위를 낮추고 진정성을 높이며 대중의 공감대를 얻는 데 성공했다. 특히 오은영은 부부 관계에 위기를 겪는 이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주면서 갈등을 해결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진 = JTBC '이혼숙려캠프' 캡처
사진 = JTBC '이혼숙려캠프' 캡처
반면 '이혼숙려캠프'는 매회 "이럴 거면 이혼해라", "지팔지꼰(지 팔자 지가 꼰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위 높은 이혼 위기 부부들이 등장하고 있다. 서장훈은 매회 출연 부부들에게 호통을 치는 역할을 도맡아 했고, 이에 따라 성대결절에 걸리기도 했다. 아슬아슬한 수위에 우려를 표하는 시청자들도 많지만, 도파민 예능으로 화제성을 얻는 데는 성공했다.

두 사람은 부자들의 집을 찾아 삶을 관찰하는 예능 콘셉트도 겹친 바 있다. 지난 4월 '이웃집 백만장자' 제작발표회에서 서장훈은 오은영이 진행한 tvN STORY 예능 '백억짜리 아침식사'와 비슷하다는 말에 "출연 제의를 처음 받은 게 작년 9월 중순이었다"며 "그때는 그 프로그램이 하는지도 몰랐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사진='백억짜리', '백만장자' 방송 화면 캡처.
사진='백억짜리', '백만장자' 방송 화면 캡처.
오은영과 서장훈은 각각 다른 매력으로 상담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최근 도파민 가득한 자극적인 예능이 늘어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이런 상황 속 오은영의 위로와 공감이 두드러지는 '오은영 스테이'에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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