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정민이 영화 '하얼빈'의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과 몽골, 라트비아에서 촬영을 진행하면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영하 40도의 추위와 폭설의 날씨를 겪었다. 그러한 외부 상황에도 박정민이 그리 힘들지 않았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영화 속 인물들이 동지애와 독립을 향한 투지를 품고 있었던 것처럼 배우들 역시 동료애와 숭고한 자세로 작품에 임한 것. '하얼빈'은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대본의 우덕순은 안중근 장군 옆에서 그를 묵묵히 지켜주며 결정과 일을 지지해주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었어요. 영화 안에서도 우덕순이 그렇게 계속 녹아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 몫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연기했죠."
영화는 개봉 4일 만에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관객들은 시대를 관통해 현 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의도한 건 아닌데 어수선한 시절에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국가라는 것, 국민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긍정적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개인마다 영화를 받아들이는 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가 함부로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길 바란다'고 판단할 순 없어요. 영화를 만든 사람들, 그리고 당시의 뜻과 의지를 관객들이 예뻐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빈이 형 옆을 따라다니면서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영화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눴어요. 개인적으로 현빈이라는 배우의 역사에 대해서도 궁금한 게 많아서 질문도 많이 하고 생각도 나눴죠. 매 순간 제가 형한테 의지했어요. 나중에 죄송하단 생각이 들었죠. 주인공으로서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이 다 아는 의인을 연기하는 동안 '내가 과연 형님한테 조금이나마 의지가 됐던 적이 있는가', 생각해보면 떠오르지 않아요. 요즘 홍보하면서 형님이 갖고 있었던 부담감이나 책임감 같은 것들을 듣고 조금 죄송스러웠어요."
박정민은 연기 외에도 여러 대화를 나누며 선배들과 가까워졌다. 기혼자인 현빈, 박훈에겐 특히 결혼 생활에 관한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한다.
"결혼한 선배들에게 결혼 얘기 물어보는 걸 좋아해요. 거기서 웃긴 지점들이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고민인 척하면서 형님들에게 결혼 생활을 물어보고 얘기 듣는 걸 좋아합니다. 하하. 빈이 형은 '하얼빈' 촬영 때 막 아이가 생겨서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많이 했어요. 훈이 형도 재밌는 결혼 생활에 대해 이야기해주더라고요. 웃긴 것도 많았어요. 제가 외로워서 그런 건 아니에요. 형들 결혼 얘기하는 게 재밌어서 물어본 거예요. 결혼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없어요. 하하."

"중단이라는 말을 쓴 적은 없는데 갑자기 활동 중단이 됐어요. 조금 쉰다고 한 것뿐이에요. 조금 창피하네요. 하하. 2월 되면 뭐가 하나 또 나올 것 같아서 그때 되면 관객들을 또 만날 거 같아요. 찍어놓은 게 좀 있어요. 관객들은 제가 거짓말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내년에는 좀 쉬려고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계속 나올 것 같긴 해요. 하지만 텀이 오래 느껴지지 않도록 저를 선택해주는 분을 찾으려고 해요. 사실상 활동 중단 선언을 자동적으로 철회하게 되는 순간이 올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하."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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