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호는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스타덤에 오른 '절친' 정일우를 당시 100% 축하하진 못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게스트로 이민호가 출연했다. 유재석은 "이민호가 대방동의 꽃미남으로 매우 유명했다고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일우와 친구 사이인데, 두 사람은 대방동의 양대 킹카로 소문이 났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민호는 "당시 미니홈피 방문자가 몇천 명 정도였다"고 답하며 당시의 인기를 떠올렸다.

이민호는 SM 엔터테인먼트의 캐스팅을 거절했던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춤과 노래에 소질이 없었는데, '왜 나를 캐스팅하려고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이어 "시켜서 춤을 추긴 했는데, 카메라 앞에서 그냥 대충 췄더니, '춤을 잘 추는 건 아니지만 박자감은 있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부모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길래 그때부터 도망 다니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학교에 다니던 시절, 길거리 캐스팅이 유행이었다. 중학교 때만 해도 SM에서 세 번 정도 캐스팅 제안받았다"고 부연했다. 유재석은 "확신의 SM 상이다. 만약 데뷔했으면 그냥 SM이었겠다"며 웃음을 유발했다.

유재석은 과거 정일우와 함께했던 사고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정일우와 여행을 가던 중,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 운전 차량과 사고가 났다. 예전에 정일우와 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그때가 스무 살이었다. 막 성인이 돼 여러 가지 꿈을 꾸며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했던 시기였다. 그런데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멈추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생각하는 것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부정했다가, 분노했다가, 우울해했다가, 결국 받아들이게 됐다"고 당시 복잡했던 심경을 밝혔다.

이어 유재석은 "병실에 누워 치료받는 동안, 친구였던 정일우는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며 "친구가 잘되는 것을 보며 기분이 좋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 같다"고 질문했다. 이민호는 "그런 감정을 느끼는 나 자신이 싫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친구를 응원하지만, 그 마음이 100% 순수하지 않았다. 조급한 마음이 생겼다. 나 역시 사회에서 인정받고 싶고, 알려지고 싶은 마음이 공존했다. 그러면서도 '왜 나는 있는 힘껏 친구를 축하해 줄 수 없는 걸까'라는 생각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