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서울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대가족'의 양우석 감독을 만났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 분)에게 핏줄이라고 주장하는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인터뷰 전날 밤 갑작스레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가 해제된 바 있다. 이 여파로 예정돼 있던 연예계 각종 행사, 인터뷰가 취소되거나 일정이 변경되기도 했다. 하지만 양우석 감독은 예정대로 이날 인터뷰를 진행했다.
양 감독은 "메일을 체크하던 중 계엄이 발생했다고 연락을 받았다. 농담하는 줄 알았다. 뉴스를 보라고 하더라"고 전날 밤 상황을 전했다. 이어 "어떻게 되는 거냐고 걱정을 굉장히 하시더라. 저는 사건을 심플하게 법률적으로 해석했다. 원래 계엄이라는 게 행안부 소속 공무원으로 해결될 수 없는 일을 손이 부족하니까 공무원 혹은 공무원에 준하는 군인 등을 불러 질서를 유지하게 하는 거다. 공무원들이 통제를 잘하고 계신 상황에서 군인들까지 내려와서 질서를 수습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국회의원 정족 수, 계엄을 해지 시킬 수 있는 국회의원 수 등이 시험 문제에 자주 나왔다. 제가 알기론 국회의원의 2분의 1 이상이 동의해버리면 그 자리에서 해제인데, '이걸 왜 했지?' 의아하더라"라고 전했다. 또한 "그래서 걱정말라고 했다. 제 생각에 아무리 늦어도 3일 안에 해결될 거라고 했다. 군인들이 내려와서 질서를 유지할 정도의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라며 "화산 폭발 같은 일은 없었지 않나"라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3일 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원복될 거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3일보다 짧게 걸렸다. 그건 예상 못했다"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양 감독은 "'대가족'은 착하다. 착한 사람이 많이 나오는 작품이다. 오셔서 힐링하시기 좋은 작품"이라며 "영화인들은 우리 자리에서 해드릴 수 있는 최대한을 열심히 하자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변호인', '강철비' 시리즈 등 무게감 있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대가족'의 장르는 가족 코미디. 양 감독은 "저는 오히려 '변호인, '강철비'보다 무거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변호인', '강철비'는 좀 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일을 그린다. 21세기 우리에게 발생하지 않을 일이다"라며 "물론 어제 같은 일도 있지만"이라면서 웃었다. 이어 "'대가족'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 모두가 처해있는 일이다. 비록 지금은 가족이 없는 사람도 가족이 있었을 것이다. 모두에게 공감되는 소재다. 저한테는 오히려 이게 무거웠다. 가족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며 영화에 담은 진정성을 강조했다.
'대가족'은 오는 11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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