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9년(고려 목종 12년/ 현종 원년)부터 1020년(고려 현종 11년)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다룬 '고려거란전쟁'은 고려군과 거란군의 치열했던 역사적 기록을 다루고 있다.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 처절한 전쟁을 펼치는 고려군과 빼앗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거란군의 상반된 이해관계가 그려진다. 고려를 지켜내기 위한 강감찬 장군(최수종), 현종(김동준)의 끊임없는 사투는 '고려거란전쟁'의 핵심이었다.


패배한 거란군은 곽주성으로 향했으며, 이를 함락했다. 양규 장군은 소규모 병력을 이끌고 거란군으로부터 곽주성을 되찾았고, 포로 7000명 역시 구해냈다. 철수 중이던 거란군을 무로대(평안북도 의주 인근)에서 기습 공격하기도 했다. 거란군에게 타격을 가하기 위해 애전(평안북도 선천 인근)으로 향했으나 최정예부대에 포위당하며 비 오듯 쏟아지는 화살에 맞아 장렬하게 전사했다. 사료에도 적힌 "양규와 김숙흥은 화살을 고슴도치처럼 온몸에 맞고 함께 전사하였다"(고려사 권94/양규 열전)라는 문장처럼 말이다. 전사한 양규 장군과 김숙흥(주연우) 장군의 모습이 담긴 16화는 그 당시의 상황이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로 생생했다.


26년간의 전투를 마무리하는 '귀주대첩'은 드라마 안에서 20분 분량으로 짧게 그려졌다. 소배압(김준배)가 이끄는 거란군과 강감찬이 이끄는 고려군은 흙먼지를 일으키며 전투에 나선다. 검차를 돌리면서 돌격하는 거란군과 이에 맞서는 고려군은 초반부 수세에 몰린다. 강감찬은 거란군과의 전쟁을 앞두고 군사들에게 "중갑기병은 반드시 온다. 제1 검차진 버텨야 한다. 절대로 물러서지 마라"라고 강조했다. 겁에 질린 병사들은 우왕좌왕하지만 이내 기다리던 중갑기병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해당 장면을 본 시청자들은 "우천 취소인가?? 이것만 기다렸는데", "전쟁을 우천 취소하고 이겼다 하고 끝내는 게 어디 있냐?", "귀주대첩만 다시 만들어라!" 등의 반응과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역사 왜곡이라고 말도 많았지만 그래도 잘 봤다", "벌써 끝났다고 생각하니 많이 아쉽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귀주대첩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32화(마지막화) 시청률은 13.8%(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갱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기대 이하의 성적표라는 게 중론이다.
강감찬 역의 최수종은 '고려거란전쟁'의 종영 소감으로 "'고려거란전쟁'에 시청자 여러분들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아쉬운 것도 있지만 저에게는 또 다른 길이었고, 또 하나의 공부였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현종 역의 김동준은 "1년이란 시간을 '고려 거란 전쟁'과 함께 했다. 최수종 선배님을 비롯해 감독님, 많은 선배님들, 동료들, 스태프들과 함께 열심히 달려왔다. 많이 배웠고 더욱 많이 느꼈던 작품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간 역사 왜곡 논란과 원작자와 연출진 간의 갈등, 16화 이후부터 그려진 서사에 대한 비판적 시선 등으로 고초를 겪었던 '고려거란전쟁'의 아쉬운 마무리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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