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재 업고 튀어'는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순간 자신을 살게 해줬던 유명 아티스트 류선재(변우석 분). 그의 죽음으로 절망했던 열성팬 임솔(김혜윤)이 '최애'를 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는 드라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것과 타임 슬립 소재라는 게 특징이다. 거기에 김혜윤과 변우석의 캐스팅으로 방영 전부터 주목받고 있다.
믿고 보는 조합이라고 불리는 웹툰 원작과 타임 슬립 소재지만 어느 상황에나 예외는 있다. 아쉬운 각색에 혹평받는 작품 사례가 바로 앞서 방영된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이 작품은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 역대 tvN 월화드라마 중 평균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좋은 기록을 나타냈지만 11화부터는 스토리와 캐릭터 각색에 대해 잡음이 상당했던 것이다.

보장된 시나리오로 원작 팬들의 기대를 힘입고 시작했는데 납득되지 않는 각색은 시청자에게 실망만을 안겨준다. 그렇다고 해서 원작과 똑같이 가는 것도 결코 좋은 방향은 아니다. 드라마에 각색이 없다면 원작을 통해 결말을 익힌 시청자는 '스포일러'를 당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 작품을 긍정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의 참신한 각색은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인다. 이 선을 지키는 게 쉽지 않을 터지만 '원작'과 '타임 슬립'이란 유리한 소재를 잡고 출발한 만큼 제작자가 풀어내야 할 과제로 보인다.
타임 슬립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판타지적 요소와 특유의 레트로한 감성이 어우러져 팬층을 확보한 드라마의 단골 소재다. 이미 이 같은 소재의 작품이 여럿 있기에 어떤 시점으로 돌아갈지에 대한 차별성도 중요하다. 광범위한 과거 중 '선재 업고 튀어'는 왜 하필 '2008년'으로 되돌아갈까.
2008년은 지금도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그룹 샤이니, 2PM 등이 데뷔했던 시기이자 이효리 'U-Go-Girl', 동방신기 '주문', 원더걸스 'So Hot'를 발매한 연도로 그야말로 가요계 전성기였다. 따라서 극 중 김혜윤이 연기하는 아티스트의 열성 팬 역할에 시대적으로 몰입도를 더한 것이다. 2008년엔 아이돌 문화뿐만 아니라 싸이월드를 비롯해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는 추억거리가 존재한다. 2008년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지가 관건이다.

김혜윤은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력 논란 없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고 호평받아왔다. 따라서 이번 '선재 업고 튀어' 또한 '믿고 보는 배우'라 불리는 김혜윤의 비중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 맡았던 캐릭터를 지우고 새로운 역할로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발랄하면서도 아련하게 짝사랑하는 10대 역을 맡은 터. 이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분한 임솔 역과 캐릭터가 겹쳐 보이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변우석은 tvN 드라마 '청춘기록'에 이어 영화 '20세기 소녀', '소울메이트'까지 청춘물의 남자 주인공으로 대중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번 '선재 업고 튀어'에서 맡은 역할은 비주얼, 실력, 매력까지 모든 게 완벽한 대한민국 최정상 톱스타다.
주연을 맡은 두 배우 모두 전작에서 비슷한 점이 많은 역할로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기존의 인기를 이어가면서 배우로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지 지켜보는 일은 즐겁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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