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 '킬러들의 쇼핑몰' 정지안 역 배우 김혜준 인터뷰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킬러들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내고 상황을 판단하는 정지안은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한다. 과거, 삼촌이 말해줬던 기억들을 하나씩 되짚어가면서 말이다.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배우 김혜준은 극 중 캐릭터 정지안을 닮아 있었다. 그녀의 뚝심, 강인함, 용맹함은 위기 상황에서 발현되듯이, 김혜준이 걸어온 배우 인생 곳곳에는 본인만의 전쟁을 치른 치열한 기록들이 무수히 많은 것만 같다.

킬러들의 갑작스러운 습격과 부모, 삼촌의 죽음까지. 정지안은 평범하지 않은 인생을 받아들이고 제대로 살아내기 위해서 노력한다. 정지안은 어떤 마음이었을 것 같냐는 물음에 김혜준은 잠시동안 고민하다가 이렇게 답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지안의 생존이다. 아마 삼촌이 남긴 서류를 읽고 느끼지 않았을까. 도망칠 수도 있었는데 다시 돌아온다. 그러면서 자신을 인정하면서 나아가고, 삼촌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원작 캐릭터와 차별화된 진만 역의 이동욱에 대해 김혜준은 "드라마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이동욱 선배가 정진만을 하면 정말 멋있고 그런 삼촌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굉장히 잘 어울리는 캐스팅 같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이동욱에게 의지를 많이 했다는 김혜준은 "든든했다. 헤매는 부분이 있을 때, 잘 이끌어줬다.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삼촌 같은 느낌이었다. 매체에서 봤던 이동욱 선배의 모습은 차가웠는데 알고 보니 따뜻한 사람이더라. 아마도 계속 롱런할 수 있는 이유가 그것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극 중에서 조카 정지안과 삼촌 정진만의 관계성은 독특하다. 늘 "정지안 잘 들어"라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시그니처 대사와 함께 툴툴거리면서 누구보다 조카를 챙기는 삼촌으로서의 면모와 귀여운 면들이 그러하다. 어떤 식으로 관계를 설정하고 접근했냐고 묻자 "처음에 읽었을 때는 단순하게 시니컬한 삼촌 조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냥 계속 툴툴대거나 심드렁하게 여기는 관계라고. 만약 티격태격으로 귀여운 모습이라면 그 둘의 관계를 귀엽고, 응원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한, 과거 어린 지안이가 연기했던 부분들이 유대감을 쌓아가는 과정들을 잘 그려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빌런 배정민 역의 박지빈 배우와 액션 장면을 찍으면서 '내가 모르는 나의 모습'을 알게 되기도 했다는 김혜준은 "동갑이라서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다 보니 연기 이야기도 편하게 했다. 서로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피드백을 요구하면 객관적인 시선으로 봐주기도 했다"라며 연기 호흡을 언급했다. 지안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킬러들을 온 몸을 던져 막아내는 소민혜 역의 금해나 배우와는 가장 친해졌다고. 김혜준은 "일종의 가장 큰 선물이었다. 액션 스쿨도 같이 다니면서 유대감도 많아졌다. 캐릭터에 너무 몰입해서 그런지, 촬영을 안 해도 눈물이 나더라. 울음을 참은 적도 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원작은 '살인자의 쇼핑몰'은 1권과 2권으로 나뉘어있다. 시즌 2에 대한 전망이 있느냐는 물음에 "우리끼리는 시즌 2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내부의 일이라서 나는 잘 모르지만 재밌을 것 같다. 시즌 2를 찍는다면 그때는 보다 나은 무에타이 실력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구경이', '커넥트', '킹덤' 시리즈 등의 색이 짙은 장르물 안에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김혜준은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비치기도 했다. 김혜준은 "로맨틱 코미디 멜로 여전히 하고 싶다. 장르물을 하는 것에 대해서 후회하지는 않는다. 보여주고 싶고, 하고 싶은 말이 정확하게 있는 캐릭터라면. 어차피 배우 일을 오래하지 할거니까(웃음) 같은 장르여도 모두가 다 다른 캐릭터고 다른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새롭게 봐주시지 않을까"라고 자신의 신념을 언급했다.
1995년생 김혜준은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며 "주체적인 캐릭터를 많이 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장르물을 많이 하기도 했기에. 이제는 스펙트럼을 좀 넓게 가지고 싶다. 이런 얼굴도 있구나라며 궁금증을 일으키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배우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단단해지는 과정을 겪는 것 같아요. 내 자신을 끄집어내면서 아픈 모습을 보게 되는 것 같아서 보듬어주고 싶더라고요. 인간 김혜준으로서는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 않고 나를 다치게 않고 직업윤리를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고, 배우 김혜준으로서 오래오래 좋아하는 사람들과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 목표예요"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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