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규정은 과거 아픈 동생을 위한다는 핑계로 승부 조작을 벌인 일에 여전히 고통받고 있었다. 하고 싶은 사격을 하면서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사실에 승부 조작을 택했던 본인을 용서할 수 없었다. 때문에 박규정은 다시 사격을 해보라는 석시윤의 권유에도 자신은 행복해질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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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져본 박규정에게 꿈을 좇는 과정은 고통스러웠다. 7년 만에 나간 첫 대회에서 저를 추락시킨 이재건(성동일 분)과 맞닥뜨렸고 애써 눌러온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만 것. 그간 아빠 이재건의 그늘에서 고통받아온 이다운은 ‘자신의 경기’를 망치지 말라며 참아왔던 분노를 터뜨렸다. 이는 나를 위해 격발해본 적 없는 박규정과 이다운 모두의 상처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박규정은 석시윤에게 뜻밖의 고백을 듣곤 진정으로 다시 시작해볼 용기를 얻었다. 박규정으로 인해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는 석시윤은 표적지 점수를 맞추는 게 아닌 자기 자신을 맞추라는 말을 전했다. 이어 “뭐 때문에 도망치는 건지 모르겠지만 잊어야 다음 발을 쏠 수 있지 않겠어?”라며 박규정을 위로, 메꿔지지 않던 구멍을 채워주며 코치의 면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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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정은 이다운에게 이다운을 위해 일부러 잘못 격발한 적 없었다고 고백, “다시 시작하고 싶어. 난 너랑 결선에서 붙어보고 싶거든”이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게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총을 든 박규정과 이다운의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때를 기다리고 천천히 호흡하는 박규정의 모습과 한 번의 실수에 웃을 수 있게 된 이다운의 변화는 두 사람이 비로소 각자의 꿈을 꿀 수 있게 됐음을 보여줬다.
박규정, 한수아, 석시윤의 방황과 성장의 순간은 배강희, 한수아, 이기택의 열연을 통해 더욱 몰입도 있게 완성될 수 있었다.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과 각 인물의 내면을 고스란히 담은 대사 몰입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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