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다양한 사연들이 소개됐다.
이날 20대 여성 의뢰인이 고민을 들고 왔다. 그는 만나는 남자들마다 헌신하는 자기 모습을 부담스러워한다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의뢰인은 “남자친구가 싫어하면 남사친도 잘 안 만나고 연락도 잘하는데 그런 연락도 부담스럽다고 한다”며 “옷 입는 것도 여성스럽게 하고, 제가 좀 험하게 놀아서 그것도 자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은연중에 흘린 말이라도 기억했다가 기념일이 아니라도 챙겨줬다”며 “아르바이트해서 남자친구에게 다 쏟는다. 처음엔 고마워하다가 나중엔 부담스러워하더라”라고 고백했다.
이수근이 최근 연애에 관해 묻자, 의뢰인은 “갖고 싶다고 하는 건 다 사줬다”며 “도시락도 싸주고, 운동복도 사 줬다”고 말해 보살들을 놀라게 했다. 그뿐만 아니라 남자친구 부모님의 어버이날과 생신도 챙겨드렸다고.
서장훈은 “네가 너무 집착하는 것 아니냐”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의뢰인은 “처음엔 불편하다고 해서 내려놓고 집착 안 했다”며 “그러면서 거리가 생기는 것 같아 불안한 마음에 표현했더니, 또 부담스러워하더라”라고 털어놨다.
서장훈은 “운동장이 평평해야 서로 공평하게 뛴다. 한쪽이 기울어져 있으면 아래쪽은 이길 수 있다”며 “연애도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것이다. 전화 안 오면 너도 하지 마라. 그래도 연락 안 오면 끝이다”라고 조언했다.
의뢰인이 “그래도 아쉬운데 어떡하냐”며 약한 모습을 보였고, 서장훈은 “가”라고 의뢰인을 나무랐다. 이어 서장훈은 “손뼉도 두 손이 닿아야 소리가 나지 않냐”며 “연애가 상호 간에 작용해야 되는데 과하게 표현하려고 하니까 문제”라고 두 번째 조언을 이어갔다.
이수근의 따뜻한 조언도 이어졌다. 그는 “의뢰인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원래 그렇게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것”이라고 위로했다.
또 다른 의뢰인으로 게임 개발자 남성이 등장했다. 의뢰인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3년 전 친구에게 투자 소개받았지만 사기를 당해 3억 원을 날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모아둔 돈에 대출도 받았다”며 “10년간 모은 돈도 다 날리고, 빚도 지고 가족들 돈도 다 날리게 됐다”고 말해 서장훈의 한숨을 유발했다.
의뢰인은 “카드값이 1억 원 넘게 나오더라. 투자금 외에도 대금 결제 같은 것도 대신 해줬다, 못 받을 걸 알면서도 요구하면 들어주게 되더라”라며 “총피해 금액이 100억 대다. 피해 금액도 많고 피해자도 많다. 가해자는 감옥에 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돈을 돌려받기 힘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갑자기 그런 돈을 갚으려니 힘들었다. 회사에도 전화가 왔다. 어쩔 수 없이 부모님 도움을 받았다”며 “전세금으로 급한 돈 막고 친구 집에 얹혀살았다. 매일 퇴근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술만 마셨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의뢰인이 후회하는 건 부모님에게 했던 말이라고. 그는 “어머니는 맨날 일하시면서 돈을 차곡차곡 모으시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재테크를 해야 한다'고 그렇게 잘난 척을 했다”며 “저도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이 바보라고 생각했고 이해를 못 했다”며 속상해했다.
이수근은 “원래 사기꾼들이 친한 사람들을 찾아간다. 다른 사람한테는 그런 얘기들이 씨알도 안 먹힌다”고 위로했다. 서장훈은 "다 그런 식으로 말을 한다. 그런 식으로 결국은 탈탈 털어가는 거다”라며 “1000년 전에도 그랬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의뢰인은 3억 빚 가운데 1년 동안 1억을 갚았다고 밝혔다. 그가 "연봉으로 따지면 1억 정도 번다”고 말하자, 서장훈은 "그러면 1, 2년 만 좀 고생하면 다 갚겠다”고 말했고, 이수근은 "여기서 문제는 갚을 능력이 없으면 더 큰 문제"라며 격려했다.
의뢰인은 "제가 일찍 일을 시작하다 보니 항상 또래들보다 빨랐다. 돈도 항상 많이 벌었고, 차도 좋은 차를 탔다”며 “집도 알아보던 중 그게 미끄러지니까"라며 허무함을 내비쳤다.
서장훈은 “이제 33살이다. 아직 인생이 엄청 길다. 2, 3억 사기 당한 건 큰돈이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더 잘되기 위한 인생 수업료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다”라며 “다행히 네 벌이가 좋으니까 하루라도 빨리 털어 내버리고 다시 시작하며 된다”고 조언했다.
이수근 역시 "젊은 나이에 능력도 되지 않냐. 그 빚은 2년 바짝 갚아도 마흔이 안된다"고 보탰다. 서장훈은 "누구나 다 실패는 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승승장구만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제아무리 금수저라도 중간에 실패는 한다"며 위로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