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박준영 변호사는 "애드리브 좀 해도 되느냐?"라며 "시원한 맥주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맥주에는 적당한 거품이 필요하지 않나. 저는 드라마나 영화 때문에 이미지 거품이 너무 심해서 피곤한 인생 살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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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제가 영화나 드라마 본 사람을 기피하는 이유가 있다. 극 중에서 굉장히 정의롭지 않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좋지 않은 일도 많이 했다. 그런게 가려져 있다"라고 털어놨다. '
박준영 변호사 하면 '재심'의 정우가 떠오른다. 이 영화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영화화 했고, 박준영 변호사를 모티브로 했다. 그는 "저와 가까운 지인들은 저와 정우의 갭이 굉장히 크다고 한다. 하지만 저는 적당한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 변호사는 "권상우, 정우 씨의 공통점은 '몸짱'인데"라며 자신의 근육을 자랑했다. "턱걸이 운동으로 근육을 키웠다"며 자신감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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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출신 변호사'로도 유명한 박 변호사는 "고시촌에서 학원 강의 테이프를 많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실강은 돈이 들어서 카세트 테이프를 샀고, 시간이 없어서 2배속으로 들었다. 그렇게 5년 공부했다"고 말했다.
또한 '왜 변호사를 생각했냐"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법조인 하면 '모범생'을 생각한다. 저는 전혀 아니었다.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다 24살 때 인생을 한 번 뒤집어 보고 싶었다. '사법고시를 보자'라고 생각했다. 군대 갔다와서 정신차린 케이스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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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 변호사는 "연수원에서 성적이 밑바닥이어서 취업이 안됐다. 대기업 로펌 지원에 다 떨어졌다. 어쩔 수 없이 연고가 없는 변호사 사무실에 취업했는데 그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 만약 대기업이나 로펌에 들어갔으면 인생이 달라졌을 거다. 난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던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박 변호사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한 '수원 노숙 소녀 살인 사건'에 대해 비화를 전했다. 박 변호사는 "재심사건이었다. 무고한 사람이 범인으로 잡혔다. 고등학교에서 여학생 시신이 발견됐는데, 그 아이를 때려 죽였다는 이유로 2명의 노숙인과 5명의 가출 청소년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 그들이 범인으로 지목돼 1~5년으로 옥살이를 했는데 결국 무죄로 다 풀려났다"라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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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오원춘을 변호하기도 했던 박 변호사는 "거부할 수도 있지만 범인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오원춘이 저한테 처음 건넸던 말이 기억난다. '내가 조선족이라 불리한 재판을 받을 수 있냐'라 하더라. '도대체 어떤 차별을 받았길래 본인 범죄의 중대함보다 차별을 걱정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떠올렸다.
또한 박 변호사는 "여성 분이 납치됐을 때 기지를 발휘해 안방으로 도망갔다. 소란이 일었을 텐데 어떤 신고도 없었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상한 소리 난다고 누가 신고만 한다면"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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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민 텐아시아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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