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과 돌비극장에서 이원 생중계로 진행됐다. 매년 돌비극장에서 개최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올해는 야외와 바로 연결되는 유니언 스테이션이 시상식 메인무대로 사용됐다.
떨리는지 잠시 버벅대던 윤여정은 "제가 조금 정신을 가다듬도록 해보겠다"고 한 뒤 "감사하다. 정말 아카데미 관계자들께 깊은 감사드린다. 저에게 표를 던져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어 "'미나리' 가족들께도 감사드린다. 스티븐 연, 정이삭 감독, 한예리, 노엘, 엘런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함께 가족이 됐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님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설 수조차 없었을 것"이라며 "감독님께서는 우리의 선장이자 또 나의 감독이었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제가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나. 글렌 클로즈의 훌륭한 연기를 너무 많이 봐왔다. 다섯 명의 후보들은 다 다른 역할을 다른 영화에서 해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우리 사회에 경쟁이란 있을 수 없다. 저는 그냥 운이 좀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또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을 특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두 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두 아들이 저한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이 모든 게 제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이다. 애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된다"며 가족들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1947년생인 윤여정은 1971년 개봉한 김기영 감독의 '화녀'로 스크린 데뷔를 했는데, 광기 어린 연기를 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녔다. 윤여정은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저의 첫 감독이셨다. 저의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살아계신다면 수상을 기뻐해주셨을 것 같다"며 존경을 표했다.
윤여정 외에 여우조연상 후보에는 마리아 바칼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가 올랐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 외에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 다른 부문에서는 수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스티븐 연은 순수 아시아계 배우로는 처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는 기록을 썼다.
봉 감독은 "다섯 감독들에게 만일 길에서 어린 아이를 붙잡고 감독이라는 직업을 20초 내에 설명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건지 이런 질문을 보냈다"며 한국어로 다섯 감독들의 답변을 소개했다. 그 가운데 정이삭 감독은 "영화는 삶에 대한 응답이어야 한다.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진정 사람들에게 가닿을 수 있는 스토리를 위해서 스토리텔러는 늘 우리 삶에 뿌리 내리고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10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됐던 '맹크'는 촬영상, 미술상 등 2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한국계 미국인 에릭 오 감독의 '오페라'가 단편 애니메이션상에 후보로 올라 수상 여부에 관심이 모이기도 했는데, 이 부문 수상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로 결정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넷플릭스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처음 가져가게 됐다.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아카데미상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선정, 시상하는 미국 최대 영화상이다. TV조선은 이날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동시통역사 및 방송인 안현모의 사회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국내에 독점 생중계했다.
◆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작품상='노매드랜드'(제작 몰리 애셔, 댄 잔비, 프란시스 맥도맨드, 피터 스피어스, 클로이 자오)
▲감독상=클로이 자오('노매드랜드')
▲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먼드('노매드랜드')
▲남우주연상=안소니 홉킨스('더 파더')
▲여우조연상=윤여정('미나리')
▲남우조연상=대니얼 컬루야('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각본상=에메랄드 펜넬('프라미싱 영 우먼')
▲각색상=크리스토퍼 햄튼·플로리안 젤러('더 파더')
▲촬영상=에릭 메서슈미트('맹크')
▲편집상=미켈 E.G. 니엘슨('사운드 오브 메탈')
▲미술상=도널드 그레이엄 버트, 잔 파스케일('맹크')
▲의상상=앤 로스('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분장상=세르지오 로페즈-리베라·미아 닐·자미카 윌슨('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음악상=트렌트 레즈너·애티커스 로스·존 바티스트('소울')
▲주제가상=허·데른스트 에마일·티아라 토마스 '파이트 포 유'('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음향상=니콜라스 베커·제이미 바크슈트·미셸 코토렌크·카를로스 코르테·필립 블라드('사운드 오브 메탈')
▲시각효과상=앤드류 잭슨·데이비드 리·앤드류 로클리·스콧 피셔('테넷')
▲국제영화상='어나더 라운드'(감독 토마스 빈터베르그, 덴마크)
▲장편애니메이션상='소울'
▲단편애니메이션상='무슨 일이 있어도 너를 사랑해'
▲단편영화상='투 디스턴트 스트레인저스'
▲장편다큐멘터리상='나의 문어 선생님'
▲단편다큐멘터리상='콜레트'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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