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나 ‘정글의 법칙 W’를 통해 투지를 증명한 전혜빈 씨를 내심 신입 멤버로 바라던 부족장 김병만 씨로서는 심란하기 그지없는 일이었을 거예요. 제 한 몸 간수하기도 버거운 마당에 노우진 씨와 광희 군으로도 모자라 혹 하나를 더 달고 떠나는 셈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기우라는 말을 이번에 실감했지 뭐에요. 화산섬에 도착한 첫날 우리가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는 걸 시은 씨가 입증했으니까요. 화산재가 뒤섞인 미끄러운 비탈길을 걸을 때나 화산재가 코앞으로 날아오는 자리에서 비박을 해야 했을 때나 눈살 한번 찌푸리지 않는 모습을 보니 괜한 걱정이었다는 걸 알겠더라고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도전을 마무리 지을 날이 가까워온 지금 시은 씨보다 잘해낼 사람은 적어도 대한민국 여자 연예인 중에는 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네요.
알고 보니 시은 씨, 야무지고 예쁜 처자더군요
원시 부족도 이내 친구로 만드니 사회성 좋은 건 말 할 것도 없고요. 배려 깊고 눈치도 빨라서 분위기가 자칫 험악해질라치면 이내 말을 돌려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고요. 생전 처음 맞닥뜨린 해괴한 음식이 아무리 맛이 없어도 뭐든 먹어야 살 수 있으니 ‘맛있다, 맛있다’ 먼저 먹어가며 동료들에게 권하곤 했죠. 그런가하면 야자수 잎을 엮어 그릇도 만들고 하다못해 누군가가 불을 지필 때면 곁에 앉아 말동무 노릇을 해줍니다. 그처럼 자신의 쓰임새를 스스로 찾아가는 자세에 감탄을 아니 할 수 없더라고요. 도전을 포기했던 광희 군이 마음을 돌려 복귀할 수 있었던 것도 엄마처럼, 누나처럼 얘기를 들어주고 보듬어준 시은 씨가 있었기 때문이죠 뭐.
그래도 정글엔 또 가지 마세요
그러나 시은 씨의 말대로 안전장비는 오직 동료들뿐이었습니다. 선봉은 족장 김병만이 서고 후미는 리키와 추성훈 씨가 맡았던 이번 도전이 화합의 정석이란 생각이 들어요. 힘과 지혜의 조화가 돋보였다고 할까요? 어떻게 이끌고 어떻게 따라야 하는지, 어떻게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야 옳은지를 김병만 부족이 보여줬다고 봐요. 그리고 그 중심에는 겉으로는 새침해 보이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따뜻한 시은 씨가 있었죠. 이번 도전은 시은 씨에게는 물론 우리에게도 많은 깨우침을 줬습니다. 그러나 제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바로 이거에요. 다시는 가지 마요.
편집. 이지혜 seven@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