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면접으로 한 사람의 면면을 다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MBC ‘신입사원’은 적어도 면접을 통해 그가 자질을 갖춘 사람인지 아닌지를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뛰어난 능력보다는 인간적인 매력을 요구하고, 듣기 좋게 포장된 말보다는 스스로의 진실한 이야기를 선호한다. 사실 이는 아나운서 지원자뿐만 아니라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려는 새내기 구직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면접 평가 기준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속 인물들 중 남다른 개성을 가진 5명을 ‘신입사원’의 평가대 위에 올려봤다. 과연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도전자는 누구일까.

심사평: 깔끔한 외모, 안정된 중저음 톤 목소리, 눈이 시리도록 하얗게 빛나는 치아까지. 검사가 아니라 원래 아나운서라 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러나 너무 반듯한 인상 탓에 심사위원 방현주 아나운서로부터 “우리는 기존의 아나운서와 다른 후배를 찾고 있다”는 독설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연상의 여인에게 잘 먹히는 애교로 살짝 넘어가줄 것을 권한다. 다만 주의할 것은 시도 때도 없이 터져 나오는 혼잣말이다. 심사위원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독백이나 방백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 점만 빼면 봉우리와 함께 유력한 합격후보라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언론고시 종결자로 거듭날 차례다.
참고: 진정한 언론고시 종결자, KBS 전현무 아나운서

심사평: 합격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이다. 우렁찬 목소리와 항상 웃는 얼굴 덕분에 1차 카메라테스트까지는 무난하게 통과할 듯하다. 문제는 발음과 비음이다. 영어의 ‘Z’에 가까운 ‘ㅈ’발음과 ‘th’처럼 들리는 ‘ㅅ’발음, 심사위원인 문지애 아나운서가 가장 싫어하는 콧소리는 아나운서가 되기에 큰 걸림돌이다. 그러나 싹싹하고 당찬 봉우리에게는 인간적인 매력이 더 많다. 앞서 말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최종합격의 영광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자기소개에서 보여준 것처럼 방송에서 사적인 감정 표현을 자제하지 못한다면, 의 진선미 아나운서처럼 유괴사건을 보도하다 “정말 나쁜 놈입니다”라고 말하는 방송사고를 낼 위험이 있다.
참고: ‘신입사원’ 지원자 홍성표, MBC 노홍철

심사평: 일단 겉으로 보기에 외모는 준수하다. 교정기를 낀 것 치고는 발음도 괜찮다. 3차 전형인 1대1 자기소개 전형까지는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조별 미션부터는 아슬아슬하다. 고시 공부하는 내내 자신을 뒷바라지한 여자친구를 버리고 부잣집 딸에게 들러붙었다가, 두 사람의 처지가 뒤바뀌니 다시 옛 여자친구에게 돌아가려는 속물근성은 좀처럼 감추기 쉽지 않을 것이다. 조원들과 함께 영상을 구성하는 과제까지는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 몰라도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질문 앞에선 평정심을 잃고 본성을 드러내게 될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직설적인 신동호 아나운서가 “윤승재 씨는 지금 이 자리에 굳이 계실 필요가 없을 것 같은데요” 같은 멘트를 던지는 데도 미리 대비해 둘 필요가 있다.

심사평: 매일 TV에서 만나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스타일이긴 하지만 뚜렷한 이목구비가 인상적인 외모로, 2006년 입사한 오상진 아나운서 이후 오랜만에 여심을 잡을 간판급 남자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말에 있어서는 지원자 중 최약체다. 발음도 별로, 발성도 별로, 어투도 별로다. 즉, 피땀 어린 노력을 해야 겨우 고칠 수 있거나 거의 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추진력은 좋은 편이지만 첫 데이트한 상대를 모텔로 데려가려 했던 과거로 미루어 보아 지나친 막무가내에 고집이 너무 세다는 단점도 있다. 이 모든 요소를 종합해볼 때, 아다모의 한계는 1대1 자기소개 전형 정도로 보인다.

심사평: 1차 카메라 테스트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동종 업계에 몸담은 이들 사이에서는 소문도 빠른 법. 남편 도진을 위해 감행한 홈쇼핑 주문 조작이 들통 나는 바람에 KTN 방송국에서 징계를 받고, 해고까지 됐다는 사실을 MBC 관계자들도 모를 리 없다. 설사 몰랐다 할지라도 ‘평판조회’를 통해 결국은 알게 될 확률이 높다.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믿음을 줄 수 없다면 첫 관문을 뚫기도 어려울 것이다. 따지고 보면, 경력 있는 아나운서라고 해서 일을 잘 하거나 특별히 성실한 케이스도 아니지 않은가. 방송국보다 시어머니와 남편의 직장인 카멜리아 호텔에 머무른 시간이 더 많은 듯한 그에게 방현주 아나운서라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내 눈 똑바로 봐.”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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