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100퍼센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041210040477967_1.jpg)
오디션 프로그램이면서도 출연자의 부담을 덜어내는 이 배려는 예상 밖의 결과를 가져온다. 문희옥은 오페라를 부르면서 자신의 속에 쌓인 울화를 푼다고 말했고, 신해철은 탈락의 순간에 “많이 배워간다”고 했다. 타인과의 경쟁을 전제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자신의 성취를 기뻐한다. 리얼리티 쇼를 경쟁사회의 한 모델로 바라본다면, 는 그 이상에 가장 근접해 있다. 경쟁은 치열하되 크게 상처받는 사람은 없고, 참가자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한다.
평가 대상이기 이전에 인간이 출연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강명석의 100퍼센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041210040477967_2.jpg)
인간에 대한 존중 이전에 경쟁의 효율성만을 내세울 때, 세상은 경쟁의 지옥으로 바뀐다. 몇 달 사이 카이스트의 학생들이 연이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자살의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지나친 경쟁위주의 학교 운영이 원인의 하나로 지목된다. 카이스트는 일정 수준의 학점을 받지 못하면 무료로 다니던 등록금을 내야 하는 ‘징벌적 등록금제’를 실시 중이다. 이 제도가 누군가에게는 경쟁의식을 고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평생 1등만 하고 살았을 학생들에게 공부를 못했으니 돈을 더 내라는 건 누군가에게는 그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지탱할 수 있었던 자존감을 무너트리는 일일 수도 있다. 가수들의 자존심을 배려하려는 나 냉정한 태도 속에서도 출연자의 꿈과 절박함에 공감하는 ‘신입사원’의 심사위원의 태도는 현실에서 적용될 수 없었을까.
경쟁의 결과는 행복이지 경쟁 그 자체가 아니다
![[강명석의 100퍼센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041210040477967_3.jpg)
돈을 버는 대신 자신들의 물건을 시청자에게 그냥 준 유재석과 박명수의 선택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게임의 룰을 어기면서 쇼의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이유다. 의 첫 생방송에서 심사위원의 평은 지나치게 부드럽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들의 행동은 실제 세계에서 진짜 물건을 팔거나, 경쟁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재석과 박명수는 실제로는 많은 돈을 벌고, 그들이 물건을 판 사람은 연예인이 아니라 실제 대학생이었다. 두 사람은 쇼 이전에 어린 대학생에 대한 측은함이 먼저 와 닿지 않았을까. 의 멘토들은 이미 몇 달 동안 그들을 지켜봤고, 함께 연습해 왔다. 더 냉정하고 혹독한 평은 연습 시간에 해도 충분할 것이다. 첫 탈락자였던 황지환은 탈락자 발표가 나는 순간부터 눈물을 참지 못했다. 어떤 평가 없이도, 그는 이미 슬프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리얼리티 쇼에 더 많은 재미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리얼리티 쇼는 인생을 건 경쟁이다. 그 경쟁 위에 있는 사람들을 조금 여유롭게 바라봐줄 수는 없을까. 모두가 행복할 수 없는 세상에서 경쟁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 그러나 경쟁의 결과는 행복이지 경쟁 그 자체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미 인생을 걸고 경쟁 중인 사람에게 더 철저하게 경쟁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건 누구든 어떤 순간에도 따뜻한 밥은 먹고 살도록 해줄 여유다. 따뜻한 밥. 그거라도 좀 먹이자.
글. 강명석 기자 two@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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