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의 100퍼센트] 우리는 가수의 목숨을 원한다](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030813391983335_1.jpg)
“니나 레전드 공연”, “요즘 스완 퀸들 다 발라버리는 영상” 영화 이 현실이라면, 인터넷에는 니나(나탈리 포트만)의 영상이 돌 것이다. 영상을 올린 사람이 를 본 적 없어도 상관없다. 도 니나의 발레를 제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니나는 무용수에게 들려지거나, 연속된 턴을 하는 정도다. 그러나, 니나의 턴에 관객들은 환호한다. 니나의 인생이 니나가 원한 “Perfect”를 보여줬으니까. 내성적인 성격 탓에 한계가 뚜렷했던 발레리나가 엄청난 고통 끝에 예술적 성취를 이룬다. 발톱이 부러지고, 살점이 나가떨어지고, 발목은 부러질 듯 연약하게 흔들린다. 그러나 마치 못으로 유리창을 긁는 것 같은 이 고통 사이에는 우아한 발레가, 숨 막히는 섹스가, 호러적인 환각이 뒤섞인다. 고통과 쾌락이 함께하는 예술가의 인생은 대중을 매혹시키고, 그의 결과물마저 신화화 시킨다. 때론 예술가의 인생은 그의 결과물보다 훨씬 더 엔터테인먼트 적이다.
물론 은 영화다. 하지만 우리는 이 박스오피스 1위를 하는 사이 현실의 예술가들에게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MBC 의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이하 ‘나는 가수다’) 방영 이후의 일들을 보라. 이소라가 ‘나는 가수다’에서 ‘바람이 분다’를 부르자, 인터넷에는 “소름끼쳤다”는 글과 함께 수많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바람이 분다’는 디지털 음원 실시간 차트에도 올랐다. 그러나 이소라는 얼마 전 KBS 에서도 ‘바람이 분다’를 불렀다. 에서는 이소라의 노래를 예능인의 멘트로 잘라먹는 일도 없었다. 물론 반응은 없었다. 주말 예능과 심야 음악 방송의 차이일 수도 있다.
예술가의 절박함마저 재미로 팔리는 곳에서
![[강명석의 100퍼센트] 우리는 가수의 목숨을 원한다](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030813391983335_2.jpg)
프로 가수에게 ‘나는 가수다’라고 증명할 진정성을 찾는다. 가수들은 무대 뒤에서 긴장하는 모습을 공개하고, 때론 (예고에 따르면) 눈물을 흘리기까지 한다. 그들이 그렇게 절박하게 노래한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또는 주말 저녁 예능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들은 뒤에야 그들의 노래에 감동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소라는 과거 공연에서 노래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관객에게 환불을 했다. 관객이 알든 모르든, 어떤 가수들은 예전부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중이 정말로 노래의 감동과 가수의 진정성을 원하는 걸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대중은 그 감동을 자신들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리고 재밌게 보여주길 바란다.
‘나는 가수다’, 부디 제대로 된 브레이크를 장착하길
![[강명석의 100퍼센트] 우리는 가수의 목숨을 원한다](https://img.tenasia.co.kr/photo/202001/2011030813391983335_3.jpg)
혼신의 힘을 다한 노래가 아니라 노래가 나오는 과정의 진정성까지 확인해야 노래의 감동을 확인하는 사람들. 또는 감동과 진정성이 음악이 아닌 예능의 재료가 되는 시대의 쇼. 물론, 무대 위에서 노래 이전에 절박함을 보여주는 가수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가수다’는 성공해야 한다. 또한 프로그램의 완성도는 첫 탈락자가 정해지는 이번 주 일요일 이후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 시대에서 노래만으로 살아가는 가수의 비극을 보여준다. 그들은 노래를 예술적으로 부르는 것을 넘어 의 니나처럼 대중에게 ‘흑조’의 내면을 끄집어낼 만큼 절박함을 요구받는다. 그리고 이런 시대에 쇼를 위해서는 그들의 절박함을 통제해서는 안 되지만, 그들을 위해서는 통제해야만 살 수 있는 리얼리티 쇼가 등장했다. 김영희 PD는 ‘나는 가수다’에서 쇼의 성공을 이끌 “Lose yourself”와 가수들을 위한 통제의 경계선을 찾을 수 있을까. 제발, 그러길 바란다. 김영희 PD가 아니라 그 가수들을 위해. 감동적이라고, 재밌다고 그들에게 ‘Swan song’을 요구할 수는 없다.
글. 강명석 two@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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