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남녀의 사랑 이야기는 신선한 소재는 아니다. 이미 수많은 멜로 영화와 소설 등이 있는 상태에서 만이 가지는 차별점이 있다면?
조창호 감독: 를 생각하면 감정의 극대화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영화는 제목처럼 가볍지만은 않다. 절망의 끝에 서있는 사람이 어떻게 존재하고, 미래를 물을 수 있을지 질문하는 영화다. 그 메시지를 두 배우가 사랑을 이루려고 하는 과정을 통해 그리고자 했다.
“사랑에 상처받은 적은 두세 번 정도 있다”

황우슬혜: 시나리오를 처음 읽자마자 마구 눈물이 났다. 감독님과의 미팅 때도 눈물이 그렁그렁했고. (웃음) 잘 읽혀지는 시나리오가 좋고, 그랬을 때 작품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김남길: 슬혜 씨말처럼 시나리오가 좋았다. 짧은 경험의 배우지만 그동안 받은 시나리오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런 내용의 시나리오에 많이 끌리는 것 같다.
각자 맡은 역할인 미아와 수인은 상처가 많은 인물인데,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황우슬혜: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 상반된 역할이고, 접하지 못했던 거라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려움에 부딪치더라도 끝까지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더 클 정도로. 물론 촬영 할 때는 두려움이 있었고, 여주인공인데다 미아가 너무나 성숙한 여자이기 때문에 표현해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김남길: 감독님과 슬혜 씨와 상황에 대해 많이 얘기 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작은 경험들을 극대화해서 캐릭터를 창조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극 중 수인처럼 사랑에 상처 받은 적은 있는지?
김남길: 두세 번 정도는 있는 것 같다.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살면서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인연들과의 아픈 상처가 있다. 물론 에 나온 것과는 다르지만. 영화에선 극도로 안 좋은 상황에서 사랑을 찾아가면서 삶에 희망도 찾는데, 내가 했던 사랑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것까지는 아니었다. 그 땐 물론 그렇게 생각했지만. (웃음) 내가 경험했던 사랑이란 감정들은 영화에 비하면 굉장히 미약한 거더라.
영화 속에서 황우슬혜는 마술을, 김남길은 요리를 능숙하게 하던데 연기 외적으로 그러한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김남길: 사실 요리는 집에선 라면 외엔 거의 안 한다. 요즘 에서도 이선균 씨가 쉐프로 인기를 많이 얻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연기하고 요리하는 거에 있어서 어떤 게 더 힘든지 말하기는 쉽지 않다. 연기적인 부분은 직업이 배우긴 하지만 수인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부딪치는 게 많아서 어려웠고, 인물을 표현하는 한 부분인 쉐프라는 직업을 묘사하는데도 노력을 했지만 어려웠다. 내레이션 할 때도 연기가 제일 쉬웠다고 우스갯소리를 한 적 있는데, 매 작품마다 한계에 부딪쳐가면서 하니까 쉬운 게 없더라.
황우슬혜: 마술을 배우는 과정이 연기보다 더 어려웠다. (웃음) 처음 해본데다 마술 동작도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몸도 잘 안 따라주고. 손동작도 어려운 부분이 많았고 힘들었지만 재밌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사랑하길 원하는 분들에게 권한다”

황우슬혜: 격정 멜로지만 감정 표현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내놓은 부분이 없다. 오히려 절제된 연기를 해야 해서 힘들었다. 많이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서로 대화하는 부분에서도 모든 걸 절제해야 했다. 그 부분이 연기할 때 가장 힘들었다.
김남길: 수인은 감정적인 부분에서 능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 그것을 어떻게 절제되고 고급스럽게 표현해야하나 고민했다. 자칫 관객들이 답답해 할 수도 있으니까. 또 격정 멜로지만 시나리오에서는 수인과 미아가 손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거다. 읽으면서도 상대방의 손을 잡거나 안아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스킨십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둘이 감정적으로 치닫고 있는데 답답하니까. (웃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지 매 장면 고민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또 수인이 처한 상황 때문에 살을 굉장히 많이 뺐어야 했다. 한창 을 찍던 때인데 성형의욕을 받을 정도로 살을 많이 뺐는데 김명민 선배의 의 감량에 밀려 이슈가 되지 않아서 섭섭했다. (웃음)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수인은 고립감을 느껴야 했는데 내가 워낙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장난치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감독님이 일부러 격리시켜서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김남길은 군 입대를 앞두고, 와 상반된 두 작품을 연속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남길: 의 건욱과 의 수인은 굉장히 다르다. 건욱은 가지지 못한 걸 갖기 위해 천재적인 두뇌와 매력으로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이고, 수인은 감정적인 부분에서 수동적인 인물이다. 군 입대는 공익요원을 해야 될 때가 되니까 6월에 입대한다고 기사가 나와서 자다가 전화를 엄청 받았다. (웃음) 드라마가 8월 초까지는 진행돼야 하니까 마무리를 잘하고 가을과 겨울 사이 쯤 갈 것 같다.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익 기간도 중요하고 소중할 것 같다. 그 시간을 잘 효율적으로 써서 내 자신을 풍부하게 만드는, 생각하는 시간이 될 거 같다.
마지막으로 를 어떤 관객들에게 권하고 싶나?
조창호 감독: 주머니에 팔천 원 이상이 있는 대한민국 관객은 누구나 봐주셨으면 한다. 그 중에서도 상처받고, 따뜻한 위로를 필요로 하는 분들은 꼭 극장을 찾아주시길 바란다.
황우슬혜: 사랑하는 사람이 있거나 사랑하길 원하는 분들은 꼭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다. 나나 김남길 씨나 서로 가슴을 에여가면서 절제된 연기 보여주려 열심히 작업했고, 정말로 좋은 작품이 나왔으니까 연인들끼리 보시면 좋을 것 같다.
김남길: 두 사람 다 솔직하지 못하다. 난 무조건 많은 분들이 와서 봤으면 좋겠다. (웃음) 사랑이라는 걸 정의를 내리고 질문을 내리는데 있어서 각자 다 다른 것처럼 사랑을 잘 모를 때는 순수하고 용감하지만 알면 알수록 두렵고 힘든 거 같다. 그런 분들이 와서 영화를 봤으면 하고, 많은 분들이 우리 영화를 사랑해주셨으면 한다.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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