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 씨,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자구요!
신영 씨,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자구요!
신영 씨,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자구요!
신영 씨,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자구요!
장수 프로그램인 KBS 가 폐지의 수순을 밟게 되었다죠? 며칠 전 KBS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올해 평일 연예 프로그램의 전망을 묻기에 “의 경우 새로 투입된 MC 김신영이 기대 이상 선전 중이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면 곧 ‘올드 앤 뉴’ 시절의 영화를 찾고 남을 거다”라고 했었는데 편집되었더라고요. 이미 폐지 논의가 오가는 마당에 제가 눈치 없는 소리를 한 모양입니다. 그간 여러 MC들을 교체해가며 끊일 듯 말듯 숨을 이어가더니만 왜 하필 숨통이 트이기 시작한 시점에 포기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연말 KBS ‘쇼 오락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엉엉 울던 신영 씨가 떠올라 어째 마음이 언짢더라고요. 앞으로의 행보에 크게 영향을 줄 리는 없지만 그래도 MC 자리에 선지 불과 두어 달 만에 폐지라니 속이 좋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지난 해 시상식에서 폭풍 눈물을 보인 이들이 여럿이었지만 저는 유달리 신영 씨의 눈물이 가슴 찡했답니다. 개그맨 이경실 씨도, 연기자 김남주 씨도 “다시는 이 자리에 서지 못할 줄 알았다”며 눈물을 쏟았지요. 한참 난다 긴다 하던 시절에는 보기 어려웠던 진심이 담긴 눈물이기에, 그리고 그 시절의 자신만만했던 수상 소감을 기억하는 시청자 중 하나이기에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신영 씨, 대체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던 거예요?
신영 씨,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자구요!
신영 씨,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자구요!
그런데 그렇게 다시 돌아온 분들이 감개무량해 하는 거야 당연하다 쳐도, 우리 신영 씨는 왜 그리 통곡을 했던 걸까요. 크게 인기가 떨어졌던 적도, 활동을 쉰 적도 거의 없지 않나요? 불과 2년 전 SBS 에서 코미디 부문 인기상을 받았을 때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개그맨 고 김형은 씨를 언급하며 “1년 전 하늘나라에 간 형은 언니한테 꼭 상을 타서 언니에게 바칠 거라 다짐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게 되어서 기쁘다”라는 수상 소감을 얘기하면서도 그저 살짝 눈시울만 붉히던 신영 씨가 아닙니까. 김형은 씨의 영정 앞에서 내내 서럽게 울고 또 울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신영 씨가 시상식 무대에 올라서는 의외로 침착한 모습을 보이는 터라 내심 대견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사이 얼마나 한이 많이 쌓였으면 그토록 자제력을 잃고 목 놓아 울게 된 거냐고요. “4년간 통편집……”하며 말을 못 잇는 걸 보면 오락프로그램 MC 자리에 서기까지 아마 구구절절 사연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방송에서 신영 씨의 눈물을 본 적이 여러 차례로군요. 아침방송에서 고 김형은 씨의 노부모님을 찾아가 집수리를 해드리던 날도 많이 울었고, 언젠가 MBC 에브리원 에서 몰래카메라를 했을 때도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초대 손님인 배우 공형진 씨가 괜한 트집을 잡아 신영 씨를 닦달하는 작전이었는데 그때도 하도 아이처럼 꺼이꺼이 울어 공형진 씨가 오히려 어쩔 줄 몰라 하며 미안해했어요. 맞다! 그때도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자리 편 김에 실컷 우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저도 그렇거든요. 좀처럼 울지 않는 편인데 TV 속에서 누가 울면 그냥 거기 묻어서 울게 되는 거, 아시죠? 남의 설움에 내 설움을 얹어 실컷 우는 거죠 뭐. 남 보기엔 데뷔해서 내내 평탄대로를 걸었지 싶었지만 남모를 속사정이 많았나 봅니다. ‘폭식니즘’, ‘노가리’, ‘먹데렐라’, ‘점수를 말해봐’, 그리고 얼마 전의 ‘비만비’까지, 시청자들이 신영 씨의 놀라운 재간을 보며 웃고 즐기는 동안 혼자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짠할 밖에요.

좋은 날, 함께 눈물 흘리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신영 씨,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자구요!
신영 씨,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자구요!
그런데 말이죠. 사람의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더군요. 이 글을 쓰며 고 김형은 씨를 떠올렸고 자연스레 그때 함께 활동했던 SBS ‘미녀삼총사’ 멤버들은 어찌 지내고 있을지도 궁금해지더군요. 그런데 지난 토요일 우연히 라는 연극을 보러 갔는데 마침 그 연극에 ‘미녀 삼총사’ 중 하나인 장경희 씨가 출연중인 거 있죠. 당시 큰 부상을 입어 투병 중이라는 소식만 접했었는데 재활 끝에 다시 무대에 서게 되었더라고요. 게다가 훌륭한 연기자로 거듭났던 걸요. 연극을 보며 내내 언젠가 장경희 씨에게도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될지 몰랐다’라는 말을 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MBC 에서는 귀염둥이 막내로, KBS 에서는 G7을 이끄는 큰언니로 당당히 자리 잡은 우리의 신영 씨, 올해엔 대상에도 도전해봐야죠? 출신의 두 개그맨 김신영 씨와 장경희 씨가 연예대상에서 두 손을 부여잡고 함께 기뻐하며 눈물 흘리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신영 씨,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 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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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석희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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