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故 김주혁이 지난 30일 오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故 김주혁이 지난 30일 오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연기 변신부터 수상까지…누구보다 뜨거운 2017년을 보낸 김주혁이다. 그의 사망 소식이 더욱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이유다.

김주혁은 지난 30일 오후 4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삼성동 아이파크 정문에서 자신의 벤츠SUV를 몰던 중 그랜저 차량을 추돌한 뒤 근처 아파트 벽면에 부딪혔다. 이어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서 차량이 뒤집혀 크게 파손됐고 김주혁은 건국대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나 2시간 후인 6시 30분경 사망했다. 향년 46세.

김주혁에게 2017년은 특히 뜻깊다. KBS2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하며 인간적인 매력을 뽐내 ‘구탱이형’이라는 애칭을 얻었던 그가 다시 처절하게 연기에 뛰어들었다. 1월 개봉한 ‘공조’에서 생애 첫 악역을 맡아 완벽한 변신을 선보였다. 자연스러운 북한말은 물론 눈빛에 악을 숨긴 북한 범죄조직의 리더 차기성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호평을 이끌었고, 780만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모았다. 이후 5월 개봉한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도 악인을 맡아 열연했다. 그간 로맨틱코미디 감성의 연기로 사랑받았던 그는 “연기 갈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1998년 SBS 8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올해 데뷔 20년이 된 베테랑 배우다. 그럼에도 “어떤 일이든 10년을 해야지 안다고 생각했는데, 20년차가 되니 또 새로운 걸 느낀다”며 계속해서 도전하는 이유를 설명했던 그다. “연기에 대한 자신감은 아니다. 같은 대사나 상황을 봐도 조금은 다르게 보게 되는 시선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김주혁은 ‘공조’로 지난 27일 열린 제1회 서울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연기한지 20주년인데 처음으로 큰 상을 받게 됐다”라며 감격했다.

드라마에서도 활약했다. 9월 방영됐던 tvN 8부작 드라마 ‘아르곤’에서는 정직한 보도를 추구하는 앵커 김백진 역을 맡았다. 내면이 따뜻한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하고도 종영 후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하면 연기를 더 잘할까, 이것이 올바른 연기일까. 고민을 하지 않은 날이 단 하루도 없다. 고민이 습관이 됐다”라고 말했다.

2017년은 김주혁이 배우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해다. 2018년엔 영화 ‘독전’과 ‘흥부’ 개봉도 앞둔 상황이었다. ‘공조’로 호흡했던 김성훈 감독과 배우 현빈에 대한 의리로 ‘창궐’에 특별출연하기로 했으나, 김주혁 분량은 촬영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보다 뜨거운 2017년을 보낸, 앞으로가 더욱 궁금하고 기대되는 그이기에 갑작스러운 비보는 더욱 침통하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