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연출 이병훈·최정규, 극본 최완규)가 6일 종영했다. ‘옥중화’는 ‘옥에서 피어난 꽃(獄中花)’이라는 제목답게 주인공 옥녀(진세연)의 활약상이 51부작의 대장정을 이끌었다.
성군 혹은 폭군, 비운의 왕자 등 시대적 특성 상 남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사극에서 이처럼 여성 캐릭터를 타이틀 롤로 내세우는 일은 흔치 않다. 그러나 이병훈 PD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사극의 대가 이병훈 PD는 ‘옥중화’로 벌써 세 번째 조선 여인의 삶을 조명했다.
이병훈 PD의 대표작이라 하면 MBC ‘대장금’과 ‘동이’를 꼽을 수 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역시 여자 주인공 원톱 드라마라는 것이다.
지난 2003년 방송된 ‘대장금’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수라간 이야기와 유교사회 성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 조선시대 최초 여성 어의 장금이(이영애)를 주인공으로 다뤘다는 데서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에 이영애의 탁월한 연기력이 어우러져 평균 시청률 41.6%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장금’은 종영 후 중국·홍콩·대만·일본·북미·중동 등 전 세계적으로 수출돼 한류 드라마의 대표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6년 뒤인 2010년, 한효주를 대상 배우로 만들어준 ‘동이’는 동이(숙빈 최씨)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는 조선 역사 상 처음으로 궁중 최하층 무수리 신분에서 내명부 최고 품계에 오른 인물. ‘동이’는 극 초반 조선시대 궁중 음악과 무용을 관장한 장악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대장금’의 요리에 이어 또 다시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시대 예술의 일면을 조명했다.
옥녀(진세연)는 극중 전옥서 다모, 체탐인, 소격서 도류, 외지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다. / 사진제공=MBC
또 다시 6년이 지나 2016년, 이병훈 PD가 옥녀를 만났다. 옥에서 태어난 천재소녀 옥녀는 실은 왕의 피를 이어받은 옹주. 그러나 모친이 궁에서 쫓겨난 탓에 신분을 모른 채 전옥서 다모로 살다, 여러 가지 사건을 통해 체탐인, 소격서 도류, 외지부 등 무려 세 번의 직업 변신을 겪었다. 직업을 거듭할수록 옥녀는 백성들이 처한 현실을 더 깊이 마주하고 그 해결책을 더 비상히 만들어냈다. 이병훈 PD가 6년마다 그려내고 있는 조선시대 여인사(史)에서 옥녀는 단순히 ‘뛰어난 여인’을 넘어 지도자의 자세를 갖춘 인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