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
222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3회 2015년 3월 2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한정호(유준상)은 한인상(이준)과 서봄(고아성)을 떼어놓기 위해 둘을 감금하다시피 한다. 서형식(장현성)은 딸 봄이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을 하고, 결국 인상의 집을 찾아내지만 최연희(유호정)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공부방에 감금당한 인상은 박집사(김학선)의 도움으로 밤에 몰래 집에 돌아와 봄을 만나지만 결국 정호에 들키고 만다. 인상과 봄은 정호와 연희 앞에서 사랑을 외친다.

리뷰
사랑 앞에서 많은 것들이 무너진다. 돈, 계급, 국적 등이 무너질 때가 가끔, 아주 가끔 있다. 전혀 다른 가정에서 자란 인상과 봄. 봄의 엄마 김진애(윤복인)는 “설마 둘이 갑 타령 을 타령 하겠냐”고 걱정하지만, 봄은 감금돼 ‘을’의 위치에 직면한다. 인상은커녕 자신의 아이도 마음대로 보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다. 형식은 딸 봄을 찾아 나서며 정호의 집 주변을 배회하지만, 정호는 경찰을 불러다 경범죄라고 겁을 주기나 한다. ‘갑 타령, 을 타령’까진 아니겠지만 둘 사이의 간극이 크다.

사실 정호와 연희도 겁에 질려 있다. 아버지 어머니의 위치에 있지만 부모로서 자식들의 힘으로 키워본 일 없는 그들이 손자를 보게 된 것이다. 아이가 울면 정호와 연희는 깜짝 놀라 어쩔 줄 모른다. 유호정은 품위를 지키려 한다. 봄에게 화낸 일이 못내 걸려서 “어쨌거나 우리 집에 있는 동안 귀한 손님인데 내가 배려가 모자랐다. 어른답지 못했다. 뜻밖의 일 당해서 그런 거니 이해 달라. 서운했다면 사과한다”라고 직접 사과를 하기 까지 한다. 봄은 혼자서 “나 뒤끝 쩌는데”라고 속삭이고. 어색한 고부갈등이다.

인상은 몰래 집에 돌아와 봄과 사랑을 속삭이고 또 함께 아이를 보며 좋아한다. 결국 정호와 연희에게 발각되긴 하지만,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넌 인상이 어디가 그렇게 좋으냐.”(정호) “애초에 무슨 생각으로 인상이에게 접근했어?”(연희) “접근 그런 거 아니고요.”(봄) “다 좋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는 게 제일로 좋아요. 이 험한 세상에”(인상) “네가 무슨 험한 세상 겪었다고?” “네,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인상이 사랑하지 않으면 갇혀 있을 이유가 없어요.”(봄) “무슨 말 해도 우린 서로 사랑해요.”(인상)

위 대사들이 ‘풍문으로 들었소’의 내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험한 세상에 사랑도 못하고 사는 우리들. 30대 독거인구가 넘쳐나는 한국. 섹스는 하겠지만, 사랑하긴 힘든 한국. 어쩌면 이 땅에서 가장 순수하고 사랑할 수 있는 이들은 10대 아이들인지도 모르겠다. 이게 설득력이 생기면 이 드라마가 재밌어질 거다.

수다 포인트
– 인상이 방에서 여러 주옥같은 만화책이 나왔죠. 저는 ‘호텔 아프리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옴. 여러분들은 어떤 만화가 눈에 들어오던 가요?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SBS ‘풍문으로 들었소’ 사진캡처

ADVERTISEMEN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